이화 교수 / 고려대 안산병원

눈꺼풀 움직임에 장애를 겪는 환자들을 위한 새로운 의료기기가 국내 의료진에 의해 개발되며 주목받고 있다.

이화 고려대 안산병원 안과 교수는 ‘눈꺼풀 움직임 보조 장치’를 개발해 최근 국내 특허 등록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 장치는 안검하수(눈꺼풀처짐)와 눈꺼풀연축, 눈꺼풀운동실행증 등 다양한 눈꺼풀 운동 기능장애를 겪는 환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착용형 보조기기로 안경테에 부착해 사용하는 형태다.

기존의 보조 안경들이 단순히 눈꺼풀을 들어 올리는 데 그쳤다면 이번 기술은 눈을 뜨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다시 감기게 하는 등 눈꺼풀의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모방하고 조절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국내에서 안검하수는 전체 인구의 약 8~11%가 경험하는 흔한 질환으로, 눈꺼풀연축은 인구 133만 명당 12명꼴로 드물지만 치료가 까다로운 편이다.

안검하수의 경우 수술로 교정할 수 있지만 수술 후 눈이 제대로 감기지 않아 안구건조증, 각막염, 심한 경우 각막 궤양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눈꺼풀연축은 보톡스 주사로 증상을 완화할 수 있으나 효과가 제한적이며 눈꺼풀이 감긴 채 떠지지 않는 운동실행증 환자는 효과적인 내과적 치료법이 없어 수술에 의존해야 하는 실정이다.

이번에 특허 등록된 장치는 눈꺼풀을 받쳐주는 지지대, 안경테에 장치를 고정하는 지지 브라켓, 눈꺼풀의 움직임을 조절하는 구동부 등으로 구성돼 있다.

수술 없이도 눈꺼풀의 움직임을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으며 사용자 맞춤형 조정이 가능한 점에서 의료기기와 웨어러블 보조기기의 장점을 결합한 융합기기로 평가된다.

이 교수는 “기계적으로 눈꺼풀을 지지하는 안경은 이미 1973년 미국에서 처음 소개된 바 있으나, 눈꺼풀의 자연스러운 깜빡임이나 움직임을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며 “이번 기술은 눈꺼풀의 깜빡임까지 보조하는 데 성공해 기존 보조기기와는 차별화된 접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장치는 기존 수술이나 약물 치료에 반응이 없거나 부작용 우려가 있는 환자들에게 비침습적 대안으로 활용될 수 있다”며 “시력은 정상이지만 눈꺼풀 기능 이상으로 인해 일상생활이 어려운 환자들에게 삶의 질을 회복할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현재 고려대 공과대학 송용남 교수와 협업을 통해 해당 기술에 질환 진단 및 관리 기능을 추가하고 소형화 및 개인 맞춤 기능이 강화된 전자안경 형태로의 발전 연구도 이어가고 있다. 향후 실제 임상 적용과 상용화 가능성에도 기대가 모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