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측부터 권재우, 허영 교수 / 강원대병원

강원대병원 알레르기내과 권재우 교수와 피부과 허영 교수가 이끄는 공동 연구팀이 만성 두드러기 환자의 장내 미생물 구성이 질환의 중증도와 전신 염증 반응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규명했다. 이 연구 결과는 알레르기·면역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 학술지 ‘Allergy’ 2025년 5월호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84명의 만성 두드러기 환자와 30명의 건강한 대조군을 대상으로 장내 미생물 구성과 염증 지표를 비교 분석한 결과 만성 두드러기 환자에게서 특정 미생물군의 비율 변화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특히 Firmicutes(퍼미큐티스) 균이 증가하고 Bacteroidetes(박테로이데테스) 균이 감소하는 경향이 관찰되었으며 이러한 미생물 불균형은 질환의 중증도와 유의한 상관관계를 보였다.

또한, 환자의 혈액 내 염증 지표인 ▲LL-37(항균 펩타이드) ▲IgE(면역글로불린E) ▲LPS(지질다당류) 수치가 모두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장내 미생물 변화가 피부의 면역반응 조절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장-피부 축(gut-skin axis)의 중요성을 다시금 부각시키는 연구 결과로 평가된다.

허영 교수는 “장내 미생물은 장기 건강뿐 아니라 전신 면역과도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점이 알려졌지만 이번 연구는 장내 미생물의 변화가 피부 면역계와도 밀접히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밝혀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앞으로 식이 조절이나 프로바이오틱스와 같은 장내 미생물 관리를 통해 만성 두드러기를 포함한 다양한 피부 염증 질환에 접근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권재우 교수는 “만성 두드러기는 재발이 잦고 치료 기간이 길어, 환자와 의료진 모두에게 부담이 큰 질환이다”며 “명확한 원인이 규명되지 않아 항히스타민제 등 대증 치료에 의존해 왔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새로운 비약물 치료 접근법의 가능성과 함께 재발 방지를 위한 관리 전략 수립에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만성 두드러기는 피부에 가려움과 팽진(부풀어 오름)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질환으로 전체 인구의 약 1% 이상이 일생 동안 한 번쯤 겪을 정도로 흔하지만 상당수가 5~10년 이상 장기적인 경과를 보인다.

이에 따라 질환의 원인 규명과 근본적 치료에 대한 의료계의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이번 강원대병원 연구팀의 결과는 향후 관련 치료법 개발에 중요한 기초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