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석 교수 / 건국대병원

허리 통증을 단순한 일시적 증상으로 넘기다 보면 더 큰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통증이 엉덩이나 다리로 퍼지고 반복된다면 ‘추간판탈출증’ 흔히 말하는 허리디스크를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3년 한 해 동안 추간판탈출증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약 97만 명에 달하며 이 중 40~50대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추간판탈출증은 척추뼈 사이에 위치해 쿠션 역할을 하는 디스크(추간판)의 수핵이 빠져나오며 인접한 신경을 압박해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허리 통증 외에도 다리 저림, 당김, 감각 이상, 근력 저하 등이 있다. 특히 무거운 물건을 자주 드는 직업군이나 장시간 앉아 있는 운전자, 사무직 종사자, 간병인 등에서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의료 현장에서는 ‘양방향 척추 내시경 수술’이 추간판탈출증 치료법으로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

기존의 개방 수술과 비교해 절개 부위가 작고 수술 후 통증과 회복 기간이 짧아 환자의 부담을 대폭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강민석 건국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내시경을 이용한 최소침습 수술은 근육 손상을 최소화하고 흉터도 작아 미용적 측면은 물론 회복 속도와 일상 복귀 면에서도 매우 유리하다”며 “특히 고령자나 만성질환자에게도 안전하게 적용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기존 수술이 약 5cm 이상 절개가 필요했던 반면 양방향 내시경 수술은 0.8cm 절개 두 개만으로 병변에 접근할 수 있어 흉터가 거의 남지 않는다.

실제로 이 수술을 받은 다수의 환자들은 수술 다음 날부터 보행이 가능하며, 입원 기간도 짧고 사회로의 복귀 속도 또한 빠르다.

강 교수는 “내시경 수술은 초기 마약성 진통제 사용을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되어 사회적 비용 절감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추간판탈출증 초기에는 약물치료, 물리치료, 주사요법 등 비수술적 치료로 증상 호전이 가능하다.

그러나 통증이 6주 이상 지속되거나 다리의 감각 저하 및 근력 저하 등 신경 증상이 동반된다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강 교수는 “신경이 심하게 눌리는 경우 시간이 지날수록 회복 가능성이 낮아지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과 치료 시점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강 교수는 최근 대한척추외과학회 춘계국제학술대회에서 양방향 내시경 수술법의 적용 사례와 효과를 발표하며 환자의 신체 부담을 최소화하면서도 치료 성과를 높일 수 있는 수술법으로서의 가능성을 학계에 공유했다.

그는 “척추 수술의 궁극적인 목적은 단순히 통증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환자가 본인의 일상으로 빠르게 복귀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추간판탈출증은 반복되거나 만성화될 경우, 만성 통증이나 보행 장애, 영구적인 신경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를 예방하려면 일상 속에서 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허리와 복부의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

장시간 앉아 있을 때는 주기적으로 일어나 스트레칭을 하고 무거운 물건을 들 때는 무릎을 굽혀 허리에 부담을 줄여야 한다.

또한, 체중이 증가하면 디스크에 가해지는 압력도 커지므로,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강민석 교수는 “허리 통증이 단순한 피로감인지, 추간판탈출증으로 인한 신경 압박인지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조기에 정확한 진단을 받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다면 삶의 질을 높이고 불필요한 고통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허리디스크는 흔한 질환이지만 방치하면 회복이 어렵고,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 반복되는 통증이나 신경 증상이 있다면 방심하지 말고 전문 진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치료와 예방 모두 일상생활에서의 실천이 핵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