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욱 교수 / 고려대 안암병원

환절기는 일교차가 크고 미세먼지가 자주 발생해 뇌졸중 위험이 높아지는 시기다. 특히 젊은 층에서도 뇌졸중 발병률이 급증하고 있어 나이에 관계없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22년 뇌졸중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60만 명을 넘어섰으며, 60~70대가 전체 환자의 약 3분의 1을 차지했지만 30~40대 발병률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환절기에는 급격한 기온 변화로 혈압이 불안정해지고 혈관이 수축하면서 뇌졸중 발병 위험이 커진다”라며 “특히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과 흡연, 과음, 스트레스가 많은 사람은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라고 조언한다.

환절기에는 아침저녁 기온 차가 크고 차가운 공기가 혈관을 수축시켜 혈압을 급상승시키는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뇌혈관이 막히거나(뇌경색), 터질 가능성(뇌출혈)이 커진다.

특히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는 혈류에 직접 유입돼 혈관 염증을 유발하고 혈전(피떡) 생성을 촉진한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미세먼지로 인한 질환별 사망자 중 40%가 뇌졸중과 심장질환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초미세먼지(PM2.5)는 혈관 내벽을 자극해 혈압 상승과 혈관 손상을 유발하며 뇌졸중 발생 위험을 크게 높인다.

고려대 안암병원 신경과 유성욱 교수는 “환절기에는 큰 일교차와 미세먼지가 혈관 건강에 치명적”이라며 “고혈압 환자와 심혈관계 질환자는 특히 주의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최근 30~40대 뇌졸중 발병률이 증가하고 있다. 이는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 기저질환뿐만 아니라 스트레스, 흡연, 과음, 불규칙한 생활습관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성욱 고려대 안암병원 신경과 교수는 “젊은 층에서 발생한 고혈압과 고지혈증은 동맥경화를 유발하며, 중장년층에서 뇌졸중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라며 “스트레스와 흡연, 과음이 뇌졸중 발병 위험을 높이는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뇌졸중은 뇌로 가는 혈류가 차단되면서 다양한 신체 이상 증상이 나타난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갑작스러운 팔다리 마비, 언어 장애, 입꼬리 처짐 등이 있으며 한쪽 눈의 시야가 흐려지거나 물체가 두 개로 보이는 복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극심한 두통과 어지럼증도 뇌졸중의 전조 증상일 수 있다.

뇌졸중이 의심될 때는 즉시 119에 신고하거나 가까운 응급실로 이동해야 하며 증상이 발생한 시각을 기록해 의료진에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4시간 30분 이내에 병원에 도착하면 혈전용해제 투여로 혈류를 회복시킬 수 있으며 6시간 이내에는 동맥 내 혈전 제거술로 뇌세포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미국 심장뇌졸중학회는 뇌졸중 의심 증상을 빠르게 확인할 수 있는 네 가지 주요 신호를 제시하고 있다.

먼저 얼굴이 한쪽으로 처지거나 비대칭이 생기는 경우 뇌졸중을 의심해야 한다. 특히 웃을 때 한쪽 입꼬리가 올라가지 않거나 입 모양이 비뚤어지면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양팔을 들어 올렸을 때 한쪽 팔이 제대로 올라가지 않거나 힘이 빠지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팔이 저리거나 무력감이 느껴진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발음이 어눌해지거나 문장을 제대로 말하지 못하는 경우도 뇌졸중의 대표적인 신호다. 간단한 문장을 따라 말하지 못하거나 발음이 흐려진다면 지체 없이 응급실로 이동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증상이 하나라도 나타나면 시간을 지체하지 말고 즉시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특히 증상이 발생한 시각을 기록해 의료진에게 정확히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며 골든타임 4시간 30분을 넘기지 않도록 신속한 응급조치가 필요하다.

유성욱 교수는 “뇌졸중은 초기 대응 속도에 따라 생명을 구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게 달라진다”라며 “증상이 나타난 즉시 병원으로 이동하고 발병 시각을 정확히 전달하는 것이 치료 효과에 결정적”이라고 강조했다.

뇌졸중은 한 번 발병하면 뇌세포가 손상돼 회복이 어려우므로 예방이 최선의 대책이다. 특히 환절기에는 혈관 건강이 취약해지므로 정기 검진과 건강 관리가 필수적이다.

전문가들은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기저질환을 철저히 관리하고,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에는 외출을 자제하며 혈압 변동이 심한 환절기에는 아침저녁 기온 변화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젊은 층도 예외가 아닌 만큼 평소 건강 관리에 유의하고 조금이라도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뇌졸중으로부터 생명을 지키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