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MI 신상엽 연구위원 원숭이 B 바이러스 감염증의 위험성 및 대응법 / KMI한국의학연구소

신상엽 KMI한국의학연구소 연구위원(감염내과 전문의)은 최근 'B 바이러스(원숭이 B 바이러스) 감염증'의 위험성과 대응 방안을 발표하며 감염 예방을 위해 초기 대응과 조기 치료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B 바이러스(학명: Macacine herpesvirus 1, McHV-1)는 헤르페스바이러스과에 속하는 바이러스로 원숭이에게서는 비교적 흔하지만 인간 감염 사례는 극히 드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원숭이 B 바이러스’, ‘헤르페스 B 바이러스’로도 불리는 이 바이러스는 주로 긴꼬리원숭이과(마카크 원숭이)에서 발견되며 감염된 원숭이 간에는 주로 피부 병변과의 밀접 접촉, 성접촉 등을 통해 전파된다.

원숭이에게 감염될 경우 무증상이거나 구강 및 생식기 부위에 단순포진과 유사한 병변이 나타나지만, 인간이 감염될 경우 치명적인 신경계 감염으로 발전할 위험이 크다.

B 바이러스는 주로 감염된 원숭이에게 물리거나 긁힌 상처를 통해 전파된다. 또한, 원숭이의 침이나 분비물과 접촉할 경우에도 감염될 가능성이 있다.

실험실 연구원, 수의사, 동물원 관계자 등 원숭이와 직접 접촉하는 직업군이 가장 높은 감염 위험에 노출돼 있으며 그 외에도 연구 시설이나 원숭이 보호구역에서 일하는 근로자들도 주의가 필요하다.

현재까지 인간 감염 사례는 극히 드문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1932년 첫 감염 사례가 확인된 이후 전 세계적으로 약 50여 건이 보고됐으며 국내에서는 아직 감염 사례가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인접국인 중국과 일본에서는 감염 사례가 보고된 바 있어 국내에서도 감염 예방을 위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B 바이러스는 사람 간 전파가 거의 불가능하다고 알려져 있다. 실제로 감염된 배우자의 피부 병변과 밀접 접촉한 사례에서 단 한 건의 사람 간 전파가 확인됐을 뿐 공공장소에서 감염된 원숭이와 접촉해 바이러스가 퍼진 사례는 보고된 바 없다. 이에 따라 일반적인 환경에서는 감염 위험이 극히 낮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B 바이러스 감염증의 잠복기는 일반적으로 노출 후 1개월 이내로, 상처의 깊이나 부위에 따라 3~7일 정도로 짧아질 수도 있다.

감염된 경우 초기 증상으로 발열, 두통, 근육통 등 독감과 유사한 증상이 나타나며 감염 부위에 물집이 생길 수도 있다.

이후 증상이 악화되면 대부분 뇌척수염으로 발전해 구토, 마비, 호흡부전 등의 심각한 신경학적 증상을 동반하며 치료를 받지 않으면 상당수의 환자가 사망에 이를 수 있다. B 바이러스 감염 시 치료받지 않은 경우 사망률이 70~80%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신상엽 연구위원은 “B 바이러스 감염증은 발병 후 빠르게 악화될 수 있지만, 감염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충분히 예방이 가능하다”며 “원숭이와 접촉한 후 상처가 발생했거나 감염이 의심되는 경우 즉시 의료기관을 방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B 바이러스 감염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원숭이와 불필요한 접촉을 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특히 실험실 연구원이나 수의사 등 원숭이와 직접 접촉하는 직업군은 감염 예방 조치를 철저히 해야 한다.

원숭이와 접촉한 후 물리거나 긁힌 상처가 생겼다면 즉시 깨끗한 물과 비누로 15분 이상 상처를 세척하고 이후 요오드나 알코올 등 소독제를 사용해 추가 감염을 방지해야 한다.

상처가 심하거나 출혈이 있는 경우 즉시 병원을 방문해 감염 가능성을 의료진에게 알리는 것이 필수적이다.

또한, 감염 가능성이 있는 경우 예방적 항바이러스제(아시클로버, 발라시클로버 등)를 투여하면 감염을 거의 100% 예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 연구위원은 “B 바이러스는 초기 치료만 적절히 받으면 충분히 감염을 막을 수 있는 질환”이라며 “원숭이와 밀접 접촉 후 이상 증상이 나타난다면 즉시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연구소, 동물원 등 원숭이를 관리하는 시설에서는 철저한 감염 예방 조치를 시행해야 한다.

보호 장갑, 마스크, 고글 등 개인 보호 장비를 착용하고, 원숭이의 침이나 분비물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보고된 B 바이러스 감염 사례는 적지만 원숭이와의 접촉이 증가하면서 감염 가능성이 완전히 배제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원숭이와 접촉이 빈번한 지역에서는 바이러스 감염을 예방하기 위한 교육과 대비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신상엽 연구위원은 “B 바이러스 감염증은 사람 간 전파가 거의 불가능하고, 일반 시민이 일상에서 감염될 위험은 극히 낮다”면서도 “실험실 연구원이나 수의사 등 고위험군은 감염 예방을 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원숭이 서식지 확대와 인간과의 접촉 증가로 인해 향후 감염 가능성이 커질 수 있는 만큼 감염병 감시 체계를 강화하고 원숭이와 접촉하는 직업군에 대한 보호 조치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