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샘암(타액선암)은 드물게 발생하는 암이지만 조기 발견 여부가 환자의 예후를 크게 좌우한다.
초기 발견 시 치료 결과가 양호하지만 진단이 늦어질 경우 병이 진행되어 예후가 악화될 수 있어 정확한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50대의 오씨는 평소 규칙적으로 운동하며 건강을 자부했지만 가족과의 식사 중 딸로부터 얼굴이 비뚤어지고 목이 부어 보인다는 지적을 받았다.
통증이 없어 대수롭지 않게 여겼으나 한 달 후 거울을 보던 중 목에 덩어리를 발견하고 병원을 방문한 결과 침샘암 진단을 받았다. 이처럼 침샘암은 통증 없는 덩어리로 시작되는 경우가 많아 초기 증상을 놓치기 쉽다.
침샘암은 침을 생산하고 분비하는 침샘에 악성 종양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두경부암 중 3~6%에 불과할 만큼 드문 암이다.
침샘은 주로 귀 아래, 턱 아래에 위치한 주타액선과 비강, 구개, 볼 등 상부기도 소화관에 분포한 부타액선으로 나뉜다.
침샘암은 양성종양과는 달리 악하선과 부타액선에서 주로 발생하며, 종양의 위치와 유형에 따라 악성 여부가 결정된다.
침샘암은 천천히 자라는 덩어리 형태로 나타나며, 진행되면 통증이나 안면신경 마비로 인한 얼굴 비대칭, 목의 덩어리, 폐와 골로의 전이와 같은 심각한 증상을 동반할 수 있다. 주로 50~60대 중장년층에서 발생하며 양성종양은 더 젊은 연령층에서 주로 발생한다.
특히 이하선에 생긴 종양은 대개 양성인 반면 악하선이나 부타액선에서 발생한 종양은 악성인 경우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침샘암의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유전자 돌연변이, 방사선 노출, 과도한 흡연과 음주, 직업적 발암성 분진 노출 등이 주요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또한, 쇼그렌 증후군 등 만성 염증 질환도 발병 가능성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침샘암은 초음파 검사, 세침 흡인 세포검사, CT, MRI, PET 등을 통해 병변의 위치와 침범 정도를 파악한다. 치료는 초기 단계에서는 수술로 종양을 제거하며 암세포가 임파선으로 전이된 경우에는 임파선 절제술을 병행한다.
방사선 치료는 수술 후 남은 암세포 제거, 재발, 주변 조직으로의 침범 등이 우려될 때 시행된다. 치료의 구체적 방법은 암세포의 유형, 악성도, 안면신경 침범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백승국 고려대 안암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침샘암은 조기에 발견하면 치료 결과가 우수하지만 진단이 늦어지면 예후가 좋지 않다”며 “귀 아래나 턱 밑에 덩어리가 만져질 경우 즉시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침샘암의 원인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평소 목이나 얼굴에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즉각적인 검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침샘암은 드문 질환이지만 초기 발견이 어렵고 진행이 빠를 수 있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특히 통증이 없는 덩어리나 얼굴의 비대칭 등 작은 이상 징후를 무시하지 않고 적절히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조기 진단과 치료를 통해 환자의 생존율과 삶의 질을 크게 개선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