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질환 장중첩증, 평소와 다른 복통이라면 의심해야

“조기 치료가 중요, 돌 전후 영유아에게 주로 발생”

박원빈 기자 승인 2024.12.03 12:22 의견 0
오채연 교수 / 고려대 안산병원

장중첩증은 소아에서 주로 발생하는 응급질환으로, 장의 일부가 인접한 장으로 말려 들어가면서 발생한다.

적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장 괴사나 복막염 같은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조기 발견과 신속한 치료가 필수적이다.

장중첩증은 전체 사례의 약 95%가 특별한 원인 없이 발생하며 주로 생후 3개월에서 만 3세 사이의 영유아에게서 나타난다.

특히 남아에서 더 흔히 발생하며 회장(소장의 마지막 부분)이 대장의 시작점인 맹장으로 말려 들어가는 형태가 가장 흔하다.

감기나 장염 등 감염성 질환 회복 후에 발병하는 경우가 많아 부모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드물지만 3개월 미만의 신생아나 12세 이상의 아동에게서도 발생할 수 있다. 이 경우 선두점(lead point)이라는 장중첩증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비정상적인 구조물이 발견되기도 한다. 선두점으로는 메켈게실, 용종, 드물게는 양성 또는 악성 종양 등이 포함된다.

장중첩증의 주요 증상으로는 주기적인 복통과 점액성 혈변이 있다. 아이가 갑자기 울면서 다리를 배 쪽으로 끌어올리는 모습을 반복적으로 보일 수 있으며 복통이 심한 경우 괴로워하다가 이내 조용해지기를 반복하는 양상을 보인다.

진행된 경우 배를 만졌을 때 소시지 같은 덩어리가 느껴질 수 있고 시간이 지나면서 점액성 혈변이 관찰될 가능성도 있다. 이 외에도 구토와 설사가 동반되기도 한다.

진단은 먼저 복부 X선 촬영을 통해 장 내 가스 분포를 확인하거나 종괴 음영을 확인함으로써 시작된다.

이후 복부 초음파로 더 정확한 진단을 진행하며 장이 겹쳐진 단면이 도넛 모양으로 나타나는 ‘도넛 사인’을 통해 장중첩증을 확인할 수 있다.

장중첩증의 초기 치료로는 비수술적 정복술이 시행된다. 항문을 통해 공기나 물을 주입하여 장내 압력을 증가시켜 중첩된 장을 풀어주는 방법으로, 성공률은 약 90%에 달한다. 다만 복막염으로 진행된 경우에는 시행할 수 없다.

수술적 치료는 복강경이나 개복을 통해 중첩된 장을 복원하는 방식이다. 비수술적 정복술이 실패하거나 복막염, 장 괴사, 선두점이 동반된 경우 시행된다. 선두점이나 손상된 장이 발견되면 이를 절제하는 추가 절차가 필요할 수 있다.

오채연 고려대 안산병원 소아외과 교수는 “장중첩증은 응급질환이지만, 조기에 치료하면 대부분의 아이가 완전히 회복할 수 있다”며 “치료가 지연되면 장 괴사나 복막염 같은 치명적인 합병증으로 생명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아이가 평소와 다른 복통을 호소하거나 점액성 혈변이 관찰된다면 즉시 병원을 방문해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장중첩증은 빠른 발견과 치료가 생명을 지키는 관건이며, 부모들의 세심한 관찰과 신속한 대응이 요구되는 질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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