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진 눈꺼풀과 어눌한 발음...혹시 ‘중증근무력증’?

순 무기력감과는 달리 일상에서 힘을 유지하기 어려울 경우 의심
완치 개념이 없는 ‘자가면역질환’으로 꾸준한 관리와 상담 필요

박원빈 기자 승인 2024.10.30 13:04 의견 0
소정민 교수 / 고려대 안산병원

일상생활에서 물건을 들거나 힘을 유지하기 어려움을 느끼는 경우, 단순한 무기력감이 아닌 ‘중증근무력증’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중증근무력증은 자가면역질환으로, 면역세포가 신경근육 접합부의 아세틸콜린 수용체를 공격해 근육 수축을 방해하며 근력 약화와 피로를 유발하는 질환이다.

이는 신경의 자극이 근육을 움직이게 하는 기능을 저하시켜, 근육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게 만든다.

중증근무력증의 대표적인 초기 증상으로는 눈꺼풀이 처지거나 겹쳐 보이는 복시가 나타나며 얼굴 근육이 약해지면서 씹기, 삼키기, 발음이 어눌해지는 등의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전체 환자의 15%는 눈 증상에 국한되지만 85%는 다른 근육으로 증상이 퍼져 팔다리 약화나 심한 경우 호흡근까지 약해져 인공호흡기 치료를 필요로 하는 경우도 있다.

이 질환은 흔히 단순 무기력감과 혼동되지만, 차이점이 있다. 무기력감은 기운이 떨어지는 느낌은 있지만 근력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으나 중증근무력증 환자들은 실제로 힘을 쓰는 상황에서 힘이 지속되지 않는 증상을 경험한다.

아침에 증상이 덜하다가 오후가 되면 근력 약화가 심해지는 기복을 보이거나, 휴식 후 증상이 호전되는 경우가 많으며 이는 중증근무력증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 반복신경자극검사, 아세틸콜린 수용체 항체 측정, 항콜린에스테라제 약물 투여 검사 등이 필요하며 중증근무력증으로 진단된 경우 근육 약화 진행을 막고 증상을 관리하는 것이 주요 목표다.

완치가 어려운 자가면역질환이기 때문에 아세틸콜린에스터레이스 억제제, 면역억제제, 부신피질호르몬제, 면역글로불린 정맥주사, 혈장분리교환술, 흉선 절제술 등의 다양한 치료법으로 증상을 조절하고 악화를 방지해야 한다.

소정민 고려대 안산병원 신경과 교수는 “중증근무력증은 평생 관리가 필요한 질환이지만, 조기 발견과 꾸준한 치료를 통해 일상생활이 가능하다”며 “간혹 환자가 증상 호전 후 약물 복용을 중단하거나 병원 방문을 멈추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증상 악화 및 근무력증 위기와 같은 위험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해 꾸준히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안티에이징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