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경련요법, 저항성 조현병 환자 뇌 미세구조 변화와 증상 개선에 효과

박원빈 기자 승인 2024.10.16 23:10 의견 0
왼쪽부터김민아 교수, 최유진 전공의 / 서울대병원

서울대병원 연구진이 전기경련요법(Electroconvulsive Therapy, ECT)이 치료 저항성 조현병 환자의 뇌 미세구조에 변화를 일으키며 이러한 변화가 환자의 증상 개선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ECT의 치료 기전을 보다 명확하게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며, 향후 조현병 치료법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민아 교수팀(제1저자 최유진 전공의)은 MRI 질감 분석 기법을 활용해 ECT가 치료 저항성 조현병 환자의 뇌 회색질 미세구조와 증상 심각도 변화에 미치는 상관관계를 분석한 연구 결과를 16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전기경련요법의 치료적 효과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기초 자료로 활용될 전망이다.

연구팀은 전기경련요법과 약물치료를 병행한 환자 36명, 약물치료만 받은 환자 27명 그리고 건강한 대조군 70명을 대상으로 MRI 촬영을 통해 뇌의 변화를 비교 분석했다.

연구에 사용된 MRI 질감 분석은 GLSZM(회색 레벨 크기 영역 매트릭스)을 통해 뇌의 미세한 조직 변화를 평가하는 방법으로, 기존 분석으로는 감지하기 어려운 변화를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다.

연구 결과 전기경련요법과 약물치료를 병행한 환자 그룹에서는 좌측 해마와 우측 편도체에서 질감 지표가 변화했으며 이러한 변화는 조현병 증상 심각도의 개선과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보였다.

이는 전기경련요법이 뇌의 미세한 조직 변화를 유도해 치료 저항성 조현병 환자의 증상 개선에 기여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약물치료만 받은 환자 그룹과 비교했을 때, 전기경련요법을 병행한 환자 그룹에서만 뇌 회색질의 질감 변화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로 인해 전기경련요법이 약물치료로만 해결되지 않는 치료 저항성 조현병 환자들에게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최유진 전공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전기경련요법이 해마와 편도체의 미세구조 변화를 일으키며, 이 변화가 조현병 증상 개선과 관련이 있음을 확인했다"며 "이 연구 결과는 전기경련요법의 치료 기전을 더 깊이 이해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민아 교수(교신저자)는 "이번 연구는 기존의 광범위한 뇌기능 조절법에서 벗어나 전기경련요법이 뇌의 특정 핵심 부위에 미치는 영향을 보다 세밀하게 규명했다"며 "이번 연구 결과는 차세대 표적 뇌기능 조절술 개발에 중요한 기초 자료로 활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분자 정신의학(Molecular Psychiatry)’ 최근호에 게재됐으며 전기경련요법의 뇌기능 조절 효과를 더욱 구체적으로 이해하는 데 중요한 이정표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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