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지현 교수 / 건국대병원
무더운 여름철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다녀온 아이가 갑자기 식사를 거부하고 기운이 없어 보인다면 부모들은 혹시 수족구병에 걸린 것은 아닌지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수족구병은 장바이러스(대표적으로 콕사키바이러스, 엔테로바이러스) 감염으로 발생한다. 바이러스가 포함된 변, 침, 가래, 콧물 등 분비물과의 접촉을 통해 쉽게 전염되며 물집과 수포의 진물에 닿아도 감염될 수 있다.
이름처럼 손, 발, 입에 붉은 반점과 물집(수포성 발진)이 생기는 것이 특징이다. 발진은 주로 3~7mm 크기로 손등, 발등에 나타나며 몸통이나 엉덩이에도 발생할 수 있다.
입안에 수포가 생기면 통증 때문에 아이가 음식을 잘 먹지 못해 탈수 증상이 동반될 위험이 높다. 또한 고열과 구내 궤양이 함께 나타나기도 한다.
수족구병은 특별한 치료제가 없어 대증치료로 증상을 완화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충분한 수분 섭취다.
소변량과 횟수가 줄거나 입술·혀가 마른다면 탈수 증상을 의심해야 하며 심한 경우 병원에서 수액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윤지현 건국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열이 날 경우 해열제를, 통증이 심하면 타이레놀 같은 진통제를 복용하면 도움이 된다”며 “아이에게 아스피린 계열 약물은 절대 금물”이라고 강조했다. 아스피린은 뇌압 상승과 간 기능 장애를 유발해 ‘라이 증후군’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보통 수족구병의 물집은 1주일 내외로 사라지고 흉터가 남는 경우는 거의 없다. 다만 아이가 물집을 긁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며 음식은 부드럽고 삼키기 쉬운 것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아이스크림 등 차갑고 부드러운 음식도 도움이 된다.
대부분은 자연 회복되지만, 일부에서는 합병증이 발생한다. ▲구내염 ▲뇌염 ▲뇌척수염 ▲심근염 ▲폐부종 등 신경계·심폐기관 합병증이 대표적이다. 아이가 심한 두통, 구토, 의식 저하를 보인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또한, 드물지만 병이 호전된 후 손발톱이 빠지는 후유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윤지현 교수는 “이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영양 섭취가 충분하면 시간이 지나면서 정상적으로 손발톱이 자라난다”고 설명했다.
아직까지 수족구병을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은 개발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무엇보다 개인위생 관리가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예방을 위해서는 ▲비누를 이용한 손 씻기 생활화 ▲손으로 눈·코·입을 만지지 않는 습관 ▲물컵·수저 등 개인 생활용품의 철저한 구분 사용이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어린이집과 유치원 등 집단생활 환경에서는 위생 관리가 다소 어렵기 때문에, 보호자와 교사 모두 아이들의 생활 습관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관리하는 노력이 요구된다.
수족구병은 어린이에게 흔하지만 성인도 감염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성인의 증상은 경미하지만, 손발과 입에 물집이 생기고 고열과 피로가 동반될 수 있다. 면역력이 약한 고령자나 기저질환자는 합병증 위험이 더 높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윤지현 교수는 “성인은 보통 1~2주 이내 자연 회복되지만, 가족 내 환자가 있을 경우 감염을 막기 위해 접촉을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수족구병은 특별한 치료제는 없지만 철저한 위생관리와 증상 완화 치료로 대부분 회복된다.
아이가 잘 먹지 않고 기운 없어 보일 때는 단순한 여름철 피로가 아닌 수족구병일 수 있으니 부모의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