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철현 교수 / 고려대 안암병원

고려대 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조철현 교수 연구팀이 스마트폰과 웨어러블 기기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하지불안증후군(Restless Legs Syndrome, RLS)의 증상군을 선별할 수 있는 머신러닝 기반 진단 모델을 개발하고 그 유효성을 성공적으로 입증했다.

해당 연구 결과는 네이처 출판그룹의 국제학술지 ‘Scientific Reports’ 2025년 5월호에 게재됐다.

연구는 조철현 교수를 중심으로 정진경·전윤서 고려대 의과대학 학생과 김형주 고려대 산업경영공학과 석·박사 통합과정생이 공동으로 참여해 진행됐다.

이번 성과는 특히 고려대 의과대학 학생연구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교육적·학술적 의미가 더욱 크다.

하지불안증후군은 다리 부위에 저항할 수 없는 움직임 충동과 불쾌감을 동반해 수면장애를 유발하는 신경감각질환으로 전 세계 인구의 약 3.9%~14.4%가 경험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그러나 생물학적인 진단 지표가 없고 유사 증상과의 구분이 어려워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조 교수팀은 이러한 진단상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2023년 1월부터 2024년 7월까지 만 19세에서 70세 사이의 참가자 338명을 대상으로 웨어러블 기기와 스마트폰 앱을 통해 4주간 수면 패턴, 심박 수, 활동량 등 생체 데이터와 생활습관 정보를 수집했다.

이후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일주기 리듬을 분석하고, 세 가지 머신러닝 모델을 학습시켜 하지불안증후군의 유무와 증상 정도를 예측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연구 결과 증상군 여부 예측에서는 랜덤 포레스트(Random Forest) 모델이 AUC 0.86이라는 높은 정확도를 기록했고 중증 증상군 예측에서는 XGBoost 모델이 AUC 0.70의 성능을 보였다.

특히 웨어러블 기기와 스마트폰 데이터를 함께 활용했을 때 예측 성능이 더욱 향상되며 디지털 데이터 통합의 중요성을 입증했다.

조철현 교수는 “디지털 표현형 기반의 접근으로 기존 임상에서는 간과될 수 있는 하지불안증후군 증상군을 조기에 선별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한 것에 큰 의미가 있다”며 “이 기술은 실제 임상 진단의 정확도를 높이고 적절한 치료 적용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윤서 학생은 “디지털 헬스케어가 보편화되는 시대에 정밀의료 기술을 직접 경험하며 연구에 참여할 수 있어 뜻깊었다”며 “의대생으로서 이 연구가 금전적 성과를 넘어서 사회적 가치로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진경 학생은 “웨어러블과 스마트폰 데이터를 활용한 디지털 표현형 기반 분석이라는 새로운 연구 방식을 배우며 의과학자로서의 진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웨어러블 기술과 스마트 헬스케어 데이터가 정신건강 분야 조기 진단에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평가되며 향후 디지털 기반 정밀의료의 실현 가능성을 더욱 확장시킬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