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고대안산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황진욱, 의생명연구센터 황인태, 함성원, 전 영상의학과 김초희 교수 / 고려대 안산병원
고려대 안산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황진욱 교수팀이 실제 수술 환경에서의 폐 상태를 반영한 ‘3차원 무기폐 모델 기반 흉강경 수술 시뮬레이션 장치’를 개발하고 국내 특허 등록을 완료했다.
이번 연구에는 고대안산병원 의생명연구센터 황인태, 함성원 교수와 전 고려대안산병원 영상의학과 김초희 교수가 함께 참여했다.
이번에 개발된 시뮬레이션 장치는 수술 중 발생하는 무기폐(폐 안의 공기가 빠진 상태) 환경을 3D로 정밀 구현해 폐결절의 위치와 절제 범위를 수술 전 미리 시각화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수술 준비 단계부터 폐의 형태를 실제처럼 예측하고 이를 통해 정밀한 절제 계획 수립이 가능해져 환자의 안전성과 수술 성공률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료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일반적으로 흉부 CT는 환자가 숨을 최대한 들이마신 상태(흡기 상태)에서 촬영된다. 반면 실제 폐 절제 수술은 무기폐 상태에서 진행되며 이로 인해 수술 중 실제 폐결절의 위치를 파악하기가 매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지금까지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염색제나 방사성 물질을 주입해 위치를 확인해왔지만 이 같은 방식은 환자에게 방사선 노출, 이상 없는 폐 조직의 절개 등 부가적인 위험 요소를 발생시킨다.
황진욱 교수는 이러한 점에 주목해, 기존 영상과 실제 수술 간의 괴리를 해소하고자 이번 기술을 개발했다.
해당 장치는 환자의 CT 데이터를 기반으로 흡기 상태의 폐 3D 모델을 수학적 시뮬레이션 기법으로 분석한 뒤 중력과 체위 변화 등 수술 상황에 맞게 폐의 형태를 재현한다.
또한, 주변 갈비뼈 위치까지 정밀 분석해, 무기폐 상태의 실제 수술 장면을 영상으로 재구성한다.
이 시스템의 가장 큰 특징은 수술 전 의료진이 시뮬레이션 영상을 통해 폐결절의 실제 위치와 절제 범위를 사전에 예측할 수 있다는 점이다.
나아가 수술 중에도 실제 흉강경 영상과 비교하면서 계획과의 오차를 실시간으로 점검할 수 있어 수술의 정밀도가 획기적으로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황진욱 교수는 “이번 기술은 폐암이나 결절 절제술 등 정밀한 수술이 필요한 환자에게 매우 유용하다”며 “시뮬레이션 기반으로 수술 전 폐 내부 구조를 미리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수술 시간 단축은 물론 불필요한 절제를 방지해 환자에게 최적의 결과를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특허 기술은 향후 국내외 흉부외과 수술 현장에 널리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며 인체 맞춤형 정밀 의료의 실현에 한 걸음 더 다가서는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