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측부터) 고려대 구로병원 심혈관센터 김진원·강동오 교수, 카이스트 기계공학과 유홍기·남형수 교수, 고려대 안산병원 김선원 교수 / 고려대 구로병원
고려대 구로병원 심혈관센터 김진원·강동오 교수팀과 카이스트 기계공학과 유홍기·남형수 교수, 고려대 안산병원 김선원 교수로 구성된 공동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광간섭 단층촬영(optical coherence tomography: OCT)’과 ‘형광수명영상(fluorescence lifetime imaging: FLIm)’ 기술을 융합한 최첨단 심혈관 진단 시스템을 인체에 성공적으로 적용하고 그 진단 유효성과 안전성을 입증했다.
이 획기적인 연구 성과는 심장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지인 ‘JAMA Cardiology’ 최신호에 게재되어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연구는 기존의 영상 기술로는 한계가 있던 동맥경화반의 병태생리학적 구성요소를 더욱 정밀하게 파악할 수 있는 융합영상 원천기술 ‘OCT-FLIm’의 인체 적용 가능성을 검증한 세계 첫 사례다.
기존의 관상동맥 영상기술인 혈관내 초음파(IVUS)나 OCT는 해부학적 구조 분석에는 탁월하지만 병변 내부의 염증·치유·칼슘 침착 등 생물학적 정보를 실시간으로 구별하고 정량화하는 데에는 한계가 존재했다.
연구팀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구조 분석에 강한 OCT와, 생물학적 구성요소의 특이적 형광신호를 감지해 병변의 활성을 시각화할 수 있는 FLIm을 결합한 융합 카테터를 개발했다.
특히 이번 임상시험은 총 40명의 관상동맥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해당 융합영상 기술을 통해 환자의 관상동맥 내 고위험 병변에 대한 고해상도 정밀 진단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이 기술은 염증성 반응이 활발한 급성 관상동맥 증후군 환자에서 높은 염증 활성을 확인했으며, 반복적인 경화반 파열과 회복이 이루어진 치유반이 분포된 병변에서 특이 신호를 안정적으로 포착해냈다.
이는 기존 영상 기법만으로는 식별하기 어려웠던 병변 특성을 분자 수준에서 정량화해 환자의 임상 상태와 직접적으로 연관지을 수 있는 진단 체계를 마련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연구 논문의 제1저자인 강동오·남형수·김선원 교수는 “FLIm의 형광수명 정보를 기반으로 동맥경화반의 병리학적 성분을 구별하고, 해당 병변의 질환 활성도와의 연관성을 규명한 이번 연구는 환자 맞춤형 치료 및 병변 안정성 평가에 핵심적인 전환점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김진원 교수와 유홍기 교수는 “이번 연구는 구조 기반의 OCT와 생체 신호 기반의 FLIm을 완전히 융합해 실시간 고정밀 분자영상을 구현한 것으로 인체 적용에 성공하면서 임상 진단 기술로의 가능성을 세계 최초로 열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성과는 모든 연구·개발·적용이 순수 국내 기술로 이뤄졌으며 한국이 혈관 융합영상 분야에서 원천기술부터 임상 적용까지 주도했다는 점에서 기술적 자립성과 국제적 경쟁력을 입증했다”며, “향후 글로벌 진단기기 시장에서의 확장성과 경제적 파급 효과도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미 2011년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에 혈관내 융합영상 기술의 개념을 최초로 제시한 데 이어 2021년에는 전임상 모델에서 OCT-FLIm의 기술적 유효성을 입증한 바 있다.
이번 임상시험을 통해 연구는 실질적인 진료 적용 가능성까지 도달하며, 전임상-임상 완성형 영상기술로의 성장을 입증하게 됐다.
한편 본 연구가 실린 ‘JAMA Cardiology’는 최근 3년 기준 영향력지수(Impact Factor) 17.83을 기록한 심장학 분야 상위권 국제학술지로 이번 논문은 ‘Intracoronary Structural-Molecular Imaging for Multitargeted Characterization of High-Risk Plaque: First-in-Human OCT-FLIm’이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이로써 한국의 심혈관 영상기술이 세계 의료기술 무대에서 독보적인 위상을 확보하게 됐음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