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의 퇴직자 박씨는 건강한 생활을 유지하던 중 얼굴이 누렇게 뜬다는 지인의 말을 듣고도 간 건강을 의심하지 않았다.
한 달 뒤 극심한 복통과 황갈색 소변 증상을 경험하며 병원을 찾은 그는 담관암 진단을 받았다.
이처럼 담관암은 초기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으며, 예후가 불량한 난치성 암으로 분류된다.
최근 발표된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담관암은 전체 암 중 2.7%를 차지하며, 남성 암 발생률 10위, 여성 9위로 보고됐다.
고령화가 진행됨에 따라 환자 수도 증가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담관암은 담즙이 지나가는 통로인 담관에서 발생하는 악성 종양으로 간내 담관암, 간문부 담관암, 간외 담관암 등 발생 부위에 따라 세분된다. 특히 간내 담관암은 병기가 상당히 진행된 후에야 증상이 나타나 조기 발견이 어렵다.
담관암의 주요 발생 원인은 반복적인 담관 염증과 흡연이다. 담석, 간디스토마, 원발성 경화성 담관염, 바이러스성 간염, 궤양성 대장염, 담낭용종 등도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증상으로는 체중 감소, 피로, 식욕 부진, 상복부 통증, 황달, 복부 종괴 등이 있으며, 담관 폐색으로 인해 간 기능 저하가 동반될 수 있다.
담관암 진단은 혈청 종양표지자 검사, 복부 전산화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내시경 초음파 등을 통해 이뤄진다.
병변의 위치와 침범 정도를 확인한 후 내과와 외과의 다학제 협진을 통해 병기에 따른 최적의 치료법을 결정한다.
초기 담관암은 원격 전이와 주요 혈관 침범이 없는 경우 수술적 절제가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간절제술, 담도절제술 등이 시행된다.
진행된 담관암은 항암화학요법과 방사선치료가 주로 이루어지며, 내시경적 고주파 소작술 및 담관 스텐트 삽입술이 병행되기도 한다.
특히 최근 도입된 내시경적 고주파 소작술은 악성 담관 폐색 개선과 종양 괴사에 효과적이다.
또한, 면역항암제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와 ‘임핀지(더발루맙)’는 기존 항암치료와 병합 시 높은 효과를 보여 난치성 담관암 치료에 새로운 선택지로 주목받고 있다.
이재민 소화기내과 교수는 “담관암은 조기 증상이 명확하지 않아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고려대 안암병원금연, 절주, 적정 체중 유지, 정기적인 혈액 검사와 복부 초음파 검사를 통해 예방과 조기 발견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적극적인 항암치료와 내시경 중재술을 통해 치료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담관암은 난치성 암으로 분류되지만, 조기 진단과 최신 치료법을 통해 극복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정기적인 검진과 건강한 생활습관을 통해 예방과 치료의 기회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