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경부암 감소 속 자궁경부이형성증 10년간 2배 증가, 예방접종·검진 필요성 대두

한림대동탄성심병원 경민선 교수, 10년간 발병률 분석 통해 예방 전략 강조

박원빈 기자 승인 2024.11.26 15:41 의견 0
경민선 교수 /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최근 국가 암 검진과 백신 접종의 활성화로 자궁경부암 환자 수는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자궁경부암의 전 단계로 알려진 자궁경부이형성증은 오히려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산부인과 경민선 교수는 2009년부터 2018년까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궁경부이형성증 환자 3만5000명을 분석한 결과 자궁경부이형성증 환자 수가 2009년 인구 1000명당 3.74명에서 2018년 8명으로 2.14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자궁경부암 신규 환자 수는 3849명에서 3550명으로 8%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연령대별 자궁경부이형성증 평균 발생률은 3034세가 8.53명으로 가장 높았으며, 그 뒤를 이어 4549세(8.24명), 4044세(8.08명), 3539세(8.07명) 순이었다.

경민선 교수는 자궁경부이형성증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첫 성경험 연령 감소 ▲성생활 활성화 ▲국가 암 검진 확대로 인한 조기 진단 증가 ▲HPV 백신 도입으로 검진 기회 확대 등을 꼽았다.

또한, 기저질환이 많을수록, 그리고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을수록 자궁경부이형성증 발생 위험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저질환이 많은 경우 HPV 감염이 자연적으로 소멸되지 않아 자궁경부이형성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은 여성들은 자궁경부암 검사를 받을 기회가 많아진 것도 또 다른 요인으로 분석됐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20세 이상 여성에게 2년 주기의 무료 자궁경부암 검진을 제공하고 있지만 2020년 기준 전체 검진율은 56%에 그치고 있으며, 특히 30세 이하 여성의 검진율은 20%에 불과하다.

12세 이하 여성에게 무료로 제공되는 자궁경부암 예방 백신도 낮은 인지도와 접종율로 효과가 제한적인 상황이다.

경민선 교수는 “자궁경부암 예방 접종은 자궁경부암의 80~90%를 예방할 수 있으며, 백신 접종 시기는 빠를수록 효과적”이라며 “특히 젊은 층에서 자궁경부암이 발병하면 진행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예방접종과 검진의 중요성이 더욱 크다”고 강조했다.

자궁경부이형성증은 1단계에서는 경과 관찰로 충분하지만, 2단계부터는 자궁경부 원추절제술을 시행해야 하며 이는 조산 위험 증가와 같은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조기 발견과 예방이 중요하다.

경 교수는 “장기간의 자궁경부이형성증 데이터 분석은 자궁경부암 발생률 예측과 국가백신사업의 효과 평가를 위한 중요한 근거가 될 것”이라며 “특히 HPV 감염에 취약한 기저질환 여성들에 대한 적극적 개입과 검진율 제고, 예방접종 확대를 위한 국가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자궁경부암 예방과 관리에서 자궁경부이형성증의 중요성을 재조명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국가 차원의 검진과 예방접종 강화를 통해 자궁경부암 및 관련 질환의 발생률을 줄이는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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