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VAD수술 모습 / 한림대동탄성심병원
20년간 심부전으로 고통받던 40대 여성이 1296일간 좌심실보조장치(LVAD, Left Ventricular Assist Device)를 착용한 후 심장이식에 성공하며 건강한 삶을 되찾았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은 2018년 경기도 최초로 LVAD 수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한 환자 A씨(45세, 여성)가 이후 3년 6개월간 LVAD를 착용한 끝에 2022년 5월 심장이식 수술에 성공했고 현재까지도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A씨는 23세였던 2002년부터 심부전을 앓기 시작했으며, 2010년에는 ‘원인 불명의 확장성 심근병증’으로 진단받았다.
확장성 심근병증은 심장이 점차 비대해지며 기능이 저하되는 말기 심부전 질환으로 심장이식 외에는 근본적인 치료 방법이 없다.
당시 A씨는 숨 쉬는 것조차 힘들 정도로 상태가 악화됐으며 병원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며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다.
그는 “다리가 너무 부어 발을 땅에 디딜 수 없었고, 마치 공중에 떠 있는 듯한 극심한 통증을 매일 겪었다”고 회상했다.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에 심장이식 대기자로 등록됐지만 낮은 순위로 인해 이식 가능성은 요원했다. 시간이 지나며 증상이 악화되자 대안으로 LVAD 수술이 제시됐다.
LVAD는 개흉술을 통해 인공 펌프를 심장과 대동맥에 연결, 심장 기능을 보조하는 장치로 심장이식을 받을 때까지 생명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다.
다만 LVAD는 3억 원이 넘는 고가의 비용이 부담이었다. 그러나 2018년 10월 보건복지부가 LVAD에 대해 건강보험을 적용하면서 A씨는 총 치료비의 5%만 부담하게 되어 수술이 가능해졌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은 심부전 전문 순환기내과, 흉부외과, 간호사, 사회사업팀, 약제팀으로 구성된 전문 LVAD 팀을 꾸려 수술을 준비했고, 2018년 10월 23일 수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했다.
이후 A씨는 의료진의 체계적인 관리를 받으며 총 1296일, 약 3년 6개월간 LVAD를 착용했고 2022년 5월 11일 드디어 심장이식을 받게 됐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으며, 현재 A씨는 건강한 심장으로 일상생활을 영위하고 있다. A씨는 “20년간 심부전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이제는 편안하게 숨을 쉬고 잠도 잘 수 있게 됐다. 우울증도 사라지고 인생이 다시 시작된 기분”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례는 장기이식 대기 중 상태가 악화된 환자에게 LVAD 수술이 중요한 가교치료(Bridge Therapy)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심장이식이 필요한 환자는 매년 증가하고 있으나, 공여자는 줄고 있다.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4년 6월까지 심장이식 대기자는 1110명이었으며 이 중 634명은 이식을 받지 못한 채 사망했다. 이식까지 평균 대기 기간도 385일로 1년 이상이다.
이에 따라 심장이식을 기다리는 중증 심부전 환자에게 LVAD 수술이 점차 확대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LVAD 수술 후 이식받은 환자와 LVAD 없이 이식받은 환자 간의 예후 차이가 없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됐다.
SCIE급 국제학술지 ‘Journal of Clinical Medicine’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두 그룹 간의 7년 생존율과 합병증 발생률은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이는 LVAD 착용 기간 동안 심장 및 다른 장기의 기능이 안정화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이숙진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중증 심부전은 폐동맥 고혈압, 신장 기능 저하 등 다발성 장기부전을 동반해 사망에 이를 수 있다”며 “LVAD는 심장뿐 아니라 전신 장기의 기능도 회복시켜 이식 전 생명을 유지하게 하고 이식 후에도 좋은 결과를 도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LVAD는 효과적인 치료법이지만 지속적인 장치 관리와 보호자의 돌봄이 필요해 치료를 주저하는 환자들도 있다”며 “하지만 중증 심부전은 약물 및 기존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상태로, 치료 시기를 놓치면 생명을 위협할 수 있으므로 전문가와 상담을 통해 적절한 치료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중증 심부전은 INTERMACS 분류 기준 17단계로 나뉘며, 이 중 34단계 환자에게 LVAD 수술이 권고된다.
12단계는 급성기 치료 후 상태 호전을 전제로 이식 또는 LVAD를 고려하고, 57단계는 약물치료 위주의 관리가 우선된다.
의료진은 심초음파, 심폐운동부하검사, 우심도자술 등 정밀검사를 통해 환자 상태를 종합적으로 평가한 뒤 LVAD 수술 여부를 결정한다.
최근에는 3세대 LVAD의 도입으로 혈전 발생과 펌프 고장 등의 합병증이 크게 줄었으며, 자기부상 원심 펌프 기술이 적용되면서 안정성이 높아졌다.
이에 따라 LVAD는 이식 전 가교치료뿐 아니라 고령 또는 이식이 어려운 환자에게는 최종 치료 수단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은 이번 성공사례를 통해 심장이식을 기다리는 많은 환자들에게 LVAD 치료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