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GME의 수석 부회장인 로라 에드거 교수는 의료원 산하 지도전문의들에게 전공의 수련프로그램에 대한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 고려대의료원

고려대의료원이 지난 26일 미국의 전공의 및 전임의 수련 인증기관인 ACGME(Accreditation Council for Graduate Medical Education)와 교육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번 협약으로 고려대의료원은 국내 최초로 ACGME의 ‘국제 허브(International Hub)’로 지정됐으며 이는 아시아에서는 대만, 싱가포르에 이어 세 번째다.

ACGME는 미국 전역에서 전공의 및 전임의 교육 프로그램을 평가·인증하는 독립기관으로, 세계적으로 높은 신뢰도와 공신력을 바탕으로 역량기반 의학교육(Competency-Based Medical Education, CBME)을 핵심 철학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번 협약은 고려대의료원이 국내 수련환경의 질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데 있어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고려대의료원과 ACGME의 교류는 지난 2023년부터 시작됐다. 같은 해 11월 서보경 고려대 안산병원 영상의학과 교수이자 교육수련실장이 미국 시카고 ACGME 본부를 방문해 첫 논의를 시작했다.

이 자리에는 Intealth(ECFMG) CEO 에릭 홀름보(Eric Holmboe), ACGME 수석 부회장 로라 에드거(Laura Edgar), 지도전문의 교육 담당자 케이트 해트락(Kate Hatlak) 등이 참석해 지도전문의의 역할과 CBME 적용의 중요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후 양 기관은 긴밀한 협력 관계를 이어갔으며 지난해 5월에는 서보경 실장을 비롯해 이영미 고려대 의과대학 교수, 김수진 고려대 안암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김완준 고려대 구로병원 간담췌외과 교수, 김호연 고려대 안산병원 산부인과 교수 등 총 5명의 교수진이 미국 시카고에서 개최된 ACGME 지도전문의 연수에 참석해 역량기반 교육과정을 수료했다. 이는 ACGME 국제허브 지정을 위한 전문성 확보 과정의 일환이었다.

윤을식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은 MOU 체결식에서 “이번 협약은 고려대의료원이 글로벌 교육 허브로 도약하는 데 있어 역사적인 의미를 지닌다”며 “전공의 수련 환경의 질을 높이는 동시에 미래 의료 인재 양성을 위한 전략적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ACGME 수석 부회장 로라 에드거는 “이번 협력은 한국형 수련평가기구(K-ACGME) 설립의 발판이 될 것”이라며 고려대의료원과의 지속적인 파트너십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MOU 체결 다음 날인 27일에는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TBL Room에서 CBME 지도전문의 워크숍이 열렸다.

이날 워크숍에서는 ACGME가 강조하는 CBME의 실제 적용 방법, 다면 평가 체계, 임상역량위원회(CCC)의 운영 방식 등이 집중적으로 다뤄졌으며 고대의료원 산하 병원에서 근무하는 지도전문의 40여 명이 참석해 활발한 토론이 이어졌다.

이번 협약을 통해 고려대의료원은 미국 ACGME와의 정기적인 소통 및 협력을 이어가며 각 과 전공의 수련 프로그램의 질적 향상을 도모할 예정이다.

특히 지도전문의 연수 파견, 워크숍 공동 개최, 자료 공유 및 인적 교류 등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최근 의료계 안팎에서는 한국형 수련평가기구(K-ACGME)의 설립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고려대의료원의 ACGME 국제 허브 지정은 이러한 논의에 실질적 동력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전공의 수련체계의 선진화를 위한 새로운 이정표가 세워진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