렘수면행동장애, 꿈속 행동이 현실로

퇴행성 뇌질환 초기 증상일 수도...적극적 치료 필요

박원빈 기자 승인 2024.11.20 09:23 의견 0
윤호경 교수 / 고려대안산병원

렘수면은 신체는 자고 있지만 뇌는 깨어 있는 상태로, 꿈을 꾸는 주요 단계다. 이때 뇌는 꿈을 실제로 인식하지만, 근육은 마비되어 움직이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러한 균형이 깨지면 '렘수면행동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렘수면행동장애는 꿈에서의 행동을 현실에서 그대로 재현하는 증상을 말한다.

심각한 경우에는 소리를 지르거나 팔과 다리를 휘두르는 행동으로 자신이나 주변 사람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

몽유병처럼 단순히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꿈의 내용을 행동으로 옮긴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렘수면행동장애는 정확한 발병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뇌신경의 퇴행과 관련이 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치매와 파킨슨병 같은 퇴행성 뇌질환의 초기 단계에서 나타날 수 있어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국내 유병률은 2.01%로 보고되었으며, 50~80세 한국인 중 약 15.9%는 렘수면행동장애 전 단계인 '렘수면 무긴장 소실'이나 '꿈 행동화'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렘수면행동장애는 병력 청취와 함께 수면다원화검사를 통해 진단한다. 이 검사는 수면 중 뇌파, 근육 상태, 호흡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며 렘수면 중 근 긴장도 증가나 비정상적인 행동을 관찰한다.

현재까지 완치 가능한 치료법은 없지만, 약물 치료를 통해 증상을 완화하거나 퇴행성 뇌질환으로의 진행을 늦출 수 있다. 증상이 의심될 경우 빠른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윤호경 고대안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렘수면행동장애 환자는 일반인보다 수면의 질이 낮고 우울감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며 "본인뿐 아니라 주변인의 안전을 위해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렘수면행동장애는 단순한 수면 문제로 넘길 수 없는 증상으로 초기 진단과 관리가 중요하다. 주변인의 도움을 받아 증상이 의심될 경우 전문 의료기관을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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