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층에서도 증가하는 설암, 조기 진단이 필수적
구내염으로 오인해 치료 시기 놓치는 경우 많아
박원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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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23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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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박씨(52세)는 하루 한 갑 이상의 담배를 피우며 술자리를 즐겨왔다. 어느 날 입안에 궤양이 생겼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연고를 바르며 통증을 참았다.
그러나 3주가 지나도 궤양이 낫지 않았고 음식을 삼키기조차 힘들어지면서 병원을 찾은 그는 설암 진단을 받았다.
최근 두경부암 중 설암의 발병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기존에는 주로 40대 이후에 발생하며 60대 환자가 가장 많았으나 최근 2-30대 젊은 층에서도 발병률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특히 초기 발견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설암은 혀의 양측에서 주로 발생하며 초기에는 하얗거나 붉은 반점으로 시작된다. 시간이 지나면 염증성 궤양으로 진행되며 혀 신경에까지 종양이 침투해 극심한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초기 증상을 단순 구내염이나 입병으로 착각해 병원을 찾지 않는 경우가 많아 진단과 치료가 늦어지는 사례가 빈번하다.
증상이 심화되면 음식 섭취 중에도 혀와 구강, 목에 통증이 느껴지고 심한 구취와 출혈이 발생할 수 있다.
설암의 주요 원인으로는 흡연과 음주, 불균형한 영양 섭취, 인유두종 바이러스(HPV) 감염, 유전적 요인 등이 꼽힌다.
특히 흡연과 음주가 큰 영향을 미치며 남성의 설암 발병률이 여성보다 높은 이유도 남성의 흡연 및 음주율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설암은 전이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조기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진단을 위해 조직검사를 실시하고 설암이 확인되면 CT, MRI, PET CT 등 영상 검사를 통해 암의 진행 정도와 병기를 확인해야 한다.
설암 치료의 1차 방법은 수술적 제거가 원칙이며 일부 경우 방사선 치료를 함께 시행하기도 한다.
그러나 방사선 치료 후 구강 내 침 분비가 줄어 건조증, 충치, 음식 섭취의 어려움 등 다양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수술 후에는 설암을 제거한 부위의 기능과 형태를 유지하기 위해 팔이나 허벅지에서 피부 조직을 이식해 재건술을 진행한다. 이 과정에서 혀가 한쪽으로 당겨지지 않도록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설암은 임파선 전이가 흔하기 때문에 목 상부의 임파선을 예방적으로 제거하는 경우가 많다.
백승국 고려대 안암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혀의 통증이나 궤양이 지속되면서 호전되지 않거나 목에 없던 혹이 만져지는 경우 신속히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흡연과 음주가 잦은 사람이라면 구강 위생 관리에 각별히 신경 쓰고 치주질환 예방을 위해 정기적인 검진을 받는 것이 설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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