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효선 교수 / 고려대 안암병원

소화관 전 구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만성 염증성 장질환인 ‘크론병’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23년 크론병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약 3만 3천 명으로 2020년 이후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남성이 여성보다 두 배가량 많다.

크론병의 정확한 발병 원인은 아직 규명되지 않았지만 유전적 요인, 면역계의 이상 반응, 그리고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장내 세균에 대한 과도한 면역 반응이 지속적인 염증을 일으키며 유전병은 아니지만 가족력이 있는 경우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또한, 기름지고 가공된 음식 위주의 식습관, 흡연, 과도한 스트레스 등도 주요 위험 인자로 꼽힌다. 특히 서구화된 식생활과 생활습관 변화가 국내 환자 증가와 연관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크론병의 주요 증상은 반복적인 설사, 복통, 체중 감소 등으로, 환자 상태와 병의 진행 정도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진다.

치료의 최종 목표는 염증을 줄이고 증상이 사라진 상태인 ‘관해’를 가능한 오래 유지하는 것이다.

치료제로는 항염증제, 면역조절제, 생물학제제 등이 사용되며, 최근에는 수술을 대신해 막힌 장을 넓히는 내시경 치료법도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크론병은 재발이 잦고 완치가 어렵기 때문에 치료 후에도 꾸준한 관리가 필수적이다.

크론병 환자에게는 식습관 관리와 생활습관 개선이 매우 중요하다. 증상이 심할 때는 죽, 바나나 감자처럼 부드럽고 자극이 적은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증상이 없을 때는 균형 잡힌 식단을 유지해 영양을 충분히 보충해야 한다.

반대로 카페인, 술, 고지방 음식, 매운 음식 등은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어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충분한 수면과 스트레스 관리 역시 면역 균형을 유지하고 증상 악화를 방지하는 데 필수적이다.

유효선 고려대 안암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는 “크론병은 완치가 어려운 난치성 질환이지만, 조기 진단과 꾸준한 치료 및 생활 관리로 환자의 삶의 질을 충분히 개선할 수 있다”며 “연령과 관계없이 환자가 심리적 안정을 유지하고 올바른 영양 관리와 생활습관을 통해 건강한 일상을 지속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크론병은 아직 완전한 치료법이 없는 질환이지만 의료진의 진단과 환자 스스로의 지속적인 관리가 함께 이루어진다면 장기적으로 증상 조절과 삶의 질 향상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