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리어드-카이트 CI / 길리어드 사이언스 코리아
길리어드 사이언스 코리아와 그 자회사 카이트(Kite)는 CAR-T(Chimeric Antigen Receptor T-cell) 세포 치료제 예스카타(성분명: 악시캅타젠실로류셀, axicabtagene ciloleucel)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국내 허가를 받았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승인은 일차 화학면역요법 치료 후 12개월 이내에 재발하거나 불응하는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DLBCL) 환자와 2차 이상 전신 치료 이후에도 재발하거나 반응하지 않는 DLBCL 및 원발성 종격동 B세포 림프종(PMBCL)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DLBCL은 비호지킨 림프종(NHL)의 아형 중 가장 흔히 발생하는 혈액암으로 전체 NHL 환자의 약 40%를 차지한다.
특히 고령층에서 발병률이 높아 국내 고령화 추세와 맞물려 환자 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 실제로 국내 DLBCL 환자 수는 2014년 7597명에서 2024년 1만 4636명으로 10년 사이 약 2배 증가했다.
기존 표준치료는 화학면역요법을 시작으로 고용량 항암화학요법과 조혈모세포이식을 포함하는 복잡한 과정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신규 LBCL 환자의 약 60%만이 초기 치료에 반응하고, 나머지 40%는 재발하거나 불응해 새로운 치료 옵션이 절실히 요구되어 왔다.
이번에 허가된 예스카타는 한국에서 최초로 승인된 CAR-T 세포 치료제로 환자의 면역세포인 T세포를 추출해 암세포 표면의 CD19 단백질을 인식하도록 유전적으로 조작한 뒤 다시 환자에게 주입하는 방식이다.
암세포를 직접 찾아 공격하는 기전 덕분에 기존 치료에 불응한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대안을 제공한다.
이번 허가는 DLBCL 환자군을 대상으로 한 최대 규모·최장기 3상 임상시험이자 중추적 연구인 ZUMA-7 결과에 근거해 이뤄졌다.
ZUMA-7 연구에 따르면 중앙 추적관찰 2년 시점에서 예스카타 투여군의 무사건 생존기간(EFS) 중앙값은 8.3개월로 표준치료군의 2.0개월 대비 4배 이상 연장됐다(HR 0.40; 95% CI: 0.31-0.51, P<0.0001).
또한, 질병 진행이나 추가 암 치료 없이 2년간 생존한 환자의 비율은 예스카타 투여군이 41%로 표준치료군의 16% 대비 2.5배 높았다.
특히 고령 환자(HR: 0.28 [95% CI: 0.16-0.46]), 1차 불응 환자(HR: 0.43 [95% CI: 0.32-0.57]), 이중 및 삼중 히트 림프종을 포함한 고도 B세포 림프종(HGBL, HR: 0.28 [95% CI: 0.14-0.59]), 이중 발현 림프종(HR: 0.42 [95% CI: 0.27-0.67]) 등 주요 환자 하위군에서도 일관되게 개선 효과가 확인됐다.
예스카타의 안전성 프로파일은 기존 연구와 유사했으며, 대체로 관리 가능한 수준의 이상반응이 보고됐다.
한국백혈병환우회 이은영 공동대표는 “DLBCL은 진행 속도가 매우 빠른 혈액암으로, 환자의 절반 정도가 1차 치료에 반응하지 못해 대체 치료가 절실했다”며 “예스카타 허가는 환자들이 보다 이른 단계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한 중요한 전환점”이라고 평가했다.
최재연 대표는 “이번 허가는 국내에서 공격적인 림프종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새로운 생존 가능성을 제시하는 중요한 진전”이라며 “길리어드는 CAR-T 치료제가 더 많은 환자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연구와 접근성 확대에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예스카타의 국내 허가는 단순히 새로운 치료제의 등장을 넘어 기존 다단계 화학요법에 의존하던 DLBCL 치료 환경을 혁신적으로 변화시킬 전망이다.
CAR-T 치료가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도입되면서 향후 혈액암 치료 패러다임이 크게 전환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