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종태 의원 / 장종태 의원실

정부가 2023년 내놓은 ‘신종감염병 대유행 대비 중장기계획(2023~2027)’이 실행 2년 차에 접어들었음에도 병상과 인력 확충 등 핵심 목표 달성률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이후 “넥스트 팬데믹에 철저히 대비하겠다”는 다짐과 달리, 실행력이 뒷받침되지 못해 공허한 구호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장종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질병관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정부가 계획했던 3547병상 중 현재까지 실제로 확보된 병상은 1,210병상(34.1%)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감염병전문병원은 목표치 1041병상에도 불구하고 아직 한 곳도 문을 열지 못했고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은 370개 목표 중 270개(73%)만 마련됐다.

▲보건복지부가 관리하는 긴급치료병상은 2136개를 확보하겠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940개(44%) 수준에 머물렀다.

즉 대규모 팬데믹 상황에서 일일 확진자 100만 명 발생에도 대응할 수 있는 의료체계 구축을 목표로 내세웠으나 아직도 기본적인 병상 인프라 확충조차 계획에 크게 못 미치고 있는 것이다.

병상뿐 아니라 인력 확충 역시 심각하게 미진하다. 중앙·지역 역학조사관의 경우 목표 410명 대비 실제 교육 수료자는 280명(68%)에 불과하다.

특히 중앙 역학조사관은 목표 100명 중 94명, 지역 역학조사관은 목표 310명 중 186명만 충원됐다.

정부가 코로나19 이후 예비방역 인력 1만 명을 양성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실제 교육을 수료한 인원은 5316명으로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이와 더불어 전국 115만 명의 공무원 중 감염병 대응 교육을 이수한 비율도 31%에 불과해 현장 대응 인력의 공백이 여전히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도별로 보면 2023년부터 2025년 8월까지 ▲방역관·감염병관리자 154명, ▲감염병 실무자 1261명, ▲예비방역 인력 5316명이 교육을 수료했으나, 여전히 목표치 달성에는 한참 부족한 상황이다.

장종태 의원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병상과 인력이 부족하면 아무리 좋은 계획도 소용없다는 사실을 국민 모두가 뼈저리게 경험했다”며 “정부가 스스로 세운 목표조차 달성하지 못한 상황에서 ‘다음 팬데믹 대비’를 말하는 것은 단지 공허한 구호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병상과 인력 확충은 감염병 대응의 핵심 기반이다. 실질적인 투자와 관리 없이 계획만 세우는 식으로는 또다시 위기 상황에 직면했을 때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낼 수 없다”며 조속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코로나19를 거치며 드러난 의료 인프라의 한계를 보완하겠다던 정부의 약속은 아직도 실행 속도가 더디다.

병상과 인력 확보라는 핵심 목표가 제때 이뤄지지 않는다면 ‘다음 팬데믹 대비’는 선언적 구호에 그칠 위험이 크다는 우려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