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CO 2025 손주혁 교수 발표 / 대한항암요법연구회
대한항암요법연구회가 최근 미국 시카고에서 개최된 세계 최대 암 학술행사인 ‘2025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American Society of Clinical Oncology)’ 연례 학술대회에서 총 225건의 임상 연구 발표를 진행하며 국내 암 치료 임상연구의 위상을 전 세계에 다시 한번 각인시켰다.
이 가운데 60건은 대한항암요법연구회(KCSG) 회원이 제1저자 혹은 발표자로 직접 참여한 연구로, 연구회의 국제 경쟁력과 리더십을 뚜렷하게 보여주는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
안진석 회장은 “국내 연구자들이 세계적 학술무대에서 발표한 다양한 암 연구는 우리나라의 임상연구 역량을 세계적으로 입증한 사례”라며 “앞으로도 대한항암요법연구회는 환자 중심의 효과적인 치료법 개발을 위해 연구 기반을 한층 더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ASCO에서 대한항암요법연구회가 주도한 대표 연구는 총 4건으로, 연세암병원 손주혁 교수와 고려대안암병원 박경화 교수가 각각 구연 발표를 국립암센터 차용준 교수와 서울대병원 김범석·김미소 교수는 포스터 발표를 통해 주요 연구성과를 공개했다.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손주혁 교수는 HER2 양성 및 호르몬 수용체 양성(HR+)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리보시클립·트라스트주맙·레트로졸을 병용한 MINI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했다.
이 병용요법은 기존의 세포독성항암제를 포함한 표준요법 대비 무진행생존기간(PFS)이 평균 30.4개월로 우수한 결과를 보였으며 61%의 환자에서 부분 관해 이상 반응이 관찰됐다.
손 교수는 “세포독성항암제를 사용하지 않고도 효과적인 치료 결과를 도출한 이번 임상은 HER2 양성 유방암의 새로운 치료옵션 가능성을 제시한 연구”라고 설명했다.
고려대안암병원 박경화 교수는 PI3K 경로와 HER2 이중 차단 전략을 기반으로 한 트라스트주맙 바이오시밀러와 게다톨리십 병용 임상결과를 공개했다.
2가지 이상의 HER2 표적 치료에 실패한 환자에서도 반응률 43.5%, 중앙 무진행생존기간 5.8개월, 전체생존기간 18.4개월을 기록하며 난치성 전이성 유방암 치료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나타냈다. 박 교수는 “환자의 치료 이력이 많은 조건에서도 이와 같은 반응을 확인한 것은 고무적인 결과”라고 평가했다.
국립암센터 차용준 교수는 CLAUDIA Colon Cancer 연구를 통해 수술 후 미세잔존암(MRD)에 따른 보조 항암치료 강도 조절 가능성을 제시했다.
MRD 양성 환자에겐 강화 치료, 음성 환자에겐 저강도 치료 전략을 적용하며, 환자 맞춤형 정밀의료 실현 가능성을 뒷받침했다.
서울대병원 김범석·김미소 교수는 희귀 폐육종양암(PSC) 환자 대상의 면역항암제 더발루맙과 항암화학요법 병용 임상을 발표했다.
이 연구는 객관적 반응률 35%, 전체생존기간 9.4개월의 결과를 보이며, 국내 최초로 PSC에 면역항암제를 적용한 의미 있는 임상으로 평가받았다.
서울아산병원 김성배 교수는 HER2 음성 전이성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다국가 3상 연구 OPTIMAL 결과를 발표했다.
경구용 파클리탁셀(DHP107)은 기존 정맥주사제 대비 무진행생존기간(PFS) 비열등성(10.02개월 vs 8.54개월)을 입증했고 객관적 반응률도 오히려 높았다(45.8% vs 39.7%).
김 교수는 “경구용 약제는 병원 방문 횟수를 줄여 환자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 장기치료의 순응도를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연세암병원 라선영 교수는 전이성 위암 환자를 대상으로 기존 세포독성항암제에 면역항암제 펨브롤리주맙과 렌바티닙을 병용한 LEAP-015 3상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무진행생존율(PFS)과 객관적반응률(ORR)은 대조군보다 유의미하게 개선되었으나, 전체생존기간(OS)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라 교수는 “치료 효과의 일부 지표는 긍정적이며, 향후 전이성 위암의 면역치료 확장 가능성을 보여준 의미 있는 데이터”라고 전했다.
대한항암요법연구회는 1998년 창립 이후 다기관·다국가 공동 임상을 지속하며 국내 항암치료의 과학적 근거를 마련해 왔다.
이번 ASCO 2025에서의 활약은 국내 임상연구자들이 국제 무대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성과로 앞으로도 환자 중심의 치료법 개발과 정밀의료의 구현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