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정몽구 미래의학관'이 전격 개관했다. 16일 열린 준공식 행사에서 주요 참석자들이 이를 기념하는 테이프를 커팅하고 있다. 왼쪽 네번째부터 고려대 편성범 의과대학장, 윤을식 의무부총장,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 고려중앙학원 김재호 이사장, 고려대학교 김동원 총장, 고려대 교우회 승명호 회장 / 고려대
고려대가 미래 감염병 대응을 위한 핵심 연구기지로 자리매김할 ‘정몽구 미래의학관’을 6월 16일 공식 개관했다.
이번 개관은 국내 최초로 민간 주도로 구축된 전주기 백신개발 플랫폼의 본격적인 출발을 알리는 상징적인 사건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날 열린 준공식에는 김재호 고려중앙학원 이사장을 비롯해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김동원 고려대 총장, 윤을식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 승명호 교우회장 등 정계와 재계, 학계 주요 인사들이 참석해 미래의학관의 출범을 축하했다.
정몽구 미래의학관은 2021년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이 신종 감염병 연구와 백신 개발을 위해 고려대에 100억 원을 기부하며 시작된 프로젝트다.
당시의 기부는 단순한 지원을 넘어 백신 주권 확보를 위한 민간의 전략적 참여를 견인한 결정적인 계기로 기록된다.
정몽구 미래의학관의 핵심 시설인 ‘고려대 의대 백신혁신센터’는 백신 개발의 전 과정을 아우를 수 있는 최첨단 연구 장비와 시스템을 갖췄다.
대규모 생물안전 3등급(BL3) 실험실 및 동물실험을 위한 ABL3 시설을 비롯해 IVIS 광학영상시스템, 고속 세포 분석 장비, G3 로봇 워크스테이션 등 최신 과학 장비들이 도입됐다.
향후에는 GCLP(Good Clinical Laboratory Practice) 수준의 임상검체 분석 시설도 구축될 예정이다.
이 센터는 현재 미국 제약사 모더나(Moderna)와 협력해 mRNA 기반 한타바이러스 백신을 공동 개발 중이며 최근 긍정적인 중간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한타바이러스는 WHO가 차기 팬데믹을 일으킬 수 있는 고위험 병원체로 지목한 바이러스로 고(故) 이호왕 고려대 명예교수가 세계 최초로 발견하고 백신 ‘한타박스’를 개발한 바 있다.
이 유산을 계승한 고려대 연구진은 2027년 임상 1상 완료를 목표로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고려대의료원은 정몽구 미래의학관을 중심으로 백신혁신센터를 감염병 백신 연구개발의 중심지로 육성하고 바이오·의료 융합의 혁신 거점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이를 위해 고려대 의대, 안암병원, 구로병원, 안산병원 교수진뿐 아니라 바이러스학, 면역학, 통계학, 역학 등 다양한 분야의 국내외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다학제적 협력 체계를 마련했다.
이러한 오픈 이노베이션 생태계는 국내 바이오의료 연구의 경쟁력을 세계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정몽구 미래의학관이 대한민국의 백신 주권 확보와 글로벌 보건 위기 대응의 중심이 되기를 바란다”며 “이곳이 인류 모두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거점이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밝혔다.
김재호 고려중앙학원 이사장은 “정몽구 명예회장님의 깊은 애정과 지원 덕분에 백신 연구에 최적화된 공간이 완성될 수 있었다”며 “이 숭고한 뜻을 이어받아 대한민국 의학의 미래를 선도하는 공간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몽구 미래의학관 개관은 고려대 메디사이언스파크의 글로벌 확장을 위한 중대한 이정표이기도 하다.
현재 메디사이언스파크 내에는 혁신 신약 제조기업 ‘셀랩메드’의 GMP 제조시설, 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빅데이터 분석센터’, 의료기술 스타트업을 위한 공유오피스 등이 입주해 있으며, 연구와 임상, 산업화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통합형 R&D 생태계가 조성되고 있다.
김동원 고려대 총장은 “정몽구 미래의학관의 개관은 백신 연구뿐 아니라 첨단 융합 연구의 새로운 장을 여는 의미 있는 출발”이라며 “현대차그룹 정몽구 명예회장과 정의선 회장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하며, 앞으로도 이 공간이 인류 보건의 미래를 여는 전진기지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윤을식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은 “정몽구 미래의학관은 팬데믹의 교훈을 바탕으로 탄생한 대한민국의 전략적 자산”이라며 “이곳에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국산 백신을 반드시 개발해, 감염병 대응의 선도국가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고려대는 앞으로 정몽구 미래의학관을 중심으로 백신 개발과 융합연구 역량을 고도화하며 메디사이언스파크 전체를 글로벌 바이오 허브로 성장시키겠다는 비전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