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측부터) 강은석 연구원, 장서희 인턴연구원 / 고려대 의과대학

고려대 의과대학 의료정보학교실 강은석 연구원과 장서희 인턴연구원이 지방간질환과 돌발성 감각신경성 난청(SSNHL) 사이의 상관관계를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이비인후과학회(The Triological Society)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Laryngoscope Investigative Otolaryngology’ 2025년 5월호에 게재되며 국제적으로도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강 연구원과 장 인턴연구원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장기 코호트 데이터를 바탕으로 대사이상 지방간질환(MASLD)과 돌발성 난청 사이의 연관성을 체계적으로 분석했다.

MASLD는 간에 지방이 과다 축적되고 대사 기능 이상이 동반되는 질환으로, 최근 전 세계적으로 발병률이 증가하고 있는 대표적 만성질환이다.

연구진은 약 9년에 걸친 대규모 추적관찰 데이터를 활용해 MASLD 진단을 받은 고령 환자군에서 돌발성 난청 발생률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높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돌발성 감각신경성 난청은 명확한 원인 없이 72시간 이내에 급격한 청력 손실이 나타나는 질환으로 주로 중장년층과 고령층에서 발생하며 그동안 발병 원인이나 고위험군 특정이 어려워 예방과 관리가 쉽지 않았다.

이번 연구는 MASLD가 단순한 간 질환을 넘어 전신 염증 반응 및 대사 이상을 유발하며 이러한 기전이 청각 기능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음을 과학적으로 제시했다는 데에 큰 의의가 있다.

특히 이번 연구는 지방간질환을 보유한 고령 인구가 정기적인 청력 검진을 통해 난청을 조기에 진단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다면 삶의 질 저하를 예방할 수 있다는 새로운 가능성도 함께 제시했다.

지방간질환이 돌발성 난청의 조절 가능한 위험 인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은 향후 진료 지침과 건강관리 전략에 있어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될 전망이다.

강은석 연구원은 “그동안 서로 무관한 질환으로 여겨졌던 지방간질환과 돌발성 난청이 밀접한 상관관계를 가질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하게 되어 매우 뜻깊다”며 “고령 인구가 증가하는 사회에서 관련 질환의 조기 예측과 예방 전략 수립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

정석송 교수는 “이번 연구는 젊은 연구자들이 높은 수준의 의학적 통찰력과 분석 역량을 보여준 성과”라며 “향후에도 이들의 연구 활동이 국내외 학계는 물론 실제 의료현장에서도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본 연구는 ‘Association of Metabolic Dysfunction-Associated Steatotic Liver Disease With Sudden Sensorineural Hearing Loss Among Older Adults’라는 제목으로 국제학술지에 게재됐으며 지방간질환과 청각 건강의 상관관계에 대한 후속 연구와 정책적 관심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