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노드가 인공지능 기반 알약 분류기 ‘필봇(PillBot)’을 정식 출시하며 순천향대 부속 천안병원에 첫 납품을 완료했다고 4일 밝혔다. 이로써 병원 약제부 현장에 AI 알약 분류기를 실질적으로 가동한 첫 사례가 마련됐다.
이번 납품은 단순한 장비 설치를 넘어 실제 의료 현장에서 반복되는 수작업 부담을 덜고 약사의 전문성을 높이는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메디노드는 순천향대 천안병원에 이어 다수의 상급종합병원들과 필봇의 추가 납품 및 시범 운영을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또한, 필봇은 조달청 혁신제품으로 등록되어 있어 국공립 병원들을 중심으로 한 시범구매사업을 통해 전국적 보급 확대가 기대된다.
대형 병원 약제부에서는 환자 퇴원 후 남은 약, 처방 변경으로 인한 미사용 약의 재분류 작업이 빈번하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다양한 크기, 색상, 모양의 알약을 육안으로 식별해야 하며 이는 약사의 반복적 수작업으로 이어져 시간과 에너지를 소모할 뿐 아니라 오분류 가능성도 안고 있다.
실제 한 상급종합병원에서는 4명의 약사가 하루 3시간 이상을 알약 분류에 투입하고 있는 상황이다.
메디노드의 ‘필봇’은 이러한 의료 현장의 문제점을 AI 기술로 해결한다. 고해상도 카메라와 메디노드의 독자적인 딥러닝 이미지 분석 알고리즘을 결합해 알약의 형태, 색상, 각인 정보를 실시간으로 판별하고 이를 바탕으로 99.99% 이상의 정확도로 1000종 이상의 알약을 분류할 수 있다.
한 번에 최대 192종의 약제를 동시에 분류할 수 있으며 특히 일반적으로 기계 분류가 까다로운 캡슐류도 정확하게 식별할 수 있도록 섬세하게 설계되었다.
또한, 필봇은 약물 파손을 최소화하는 구조로 주목받고 있다. 알약의 물성에 따라 맞춤형 이송 모듈을 구성함으로써 알약 파손률을 0.0001% 이하로 줄였으며 이로 인해 약제 재사용의 신뢰도를 크게 향상시켰다.
황선일 대표는 “필봇을 통해 환자는 보다 안전하고 정확한 조제 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의료진은 반복되는 분류 작업에서 벗어나 전문적인 약료 서비스에 집중할 수 있다”며 “특히 ‘병동전담 약사제도’와 같은 제도적 변화 속에서 약사의 역할 확대 및 전문성 재정립에 메디노드의 기술이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메디노드는 향후 필봇의 업그레이드 모델 출시와 함께 약국, 병원 외에 복약지도 플랫폼과 연계한 차세대 약제관리 시스템도 개발할 계획이다.
인공지능과 로보틱스 기반의 정밀한 약제 분류 기술을 바탕으로 약국 자동화 분야에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