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희 한림대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가 최근 아동·청소년 비만의 예방과 중재, 국가 정책 기반 마련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을 수상했다.
이번 수상은 20여 년에 걸친 지역사회와 국가 보건 사업 현장에서의 연구, 교육, 정책 기여가 집약된 성과로 국내 소아비만 관리체계를 체계적으로 다져온 노력이 공식적으로 평가받은 사례다.
박경희 교수는 단순히 임상 현장에서 진료를 수행하는 가정의학과 전문의를 넘어 아동과 청소년의 건강한 성장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통합적 보건 시스템 구축에 앞장서 온 연구자이자 교육자다.
2002년 한림대성심병원 부임 이후 박 교수는 경기도 내 학교를 중심으로 소아비만 예방사업을 시작으로 질병관리청 주관의 소아비만 및 대사질환 코호트 연구에 적극 참여하며 국내 아동·청소년의 역학적 데이터를 구축해 왔다.
특히 박 교수는 국내 최초로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경시적 분석(cohort study)을 수행해 조기 비만의 진행, 수면시간, 가정의 사회경제적 배경 등이 대사증후군 위험에 미치는 영향을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해당 결과를 국제학술지에 발표하며 학술적으로도 큰 공헌을 남겼다. 이러한 다층적 접근은 이후의 정책 수립과 프로그램 개발의 기초 자료로서 활용됐다.
박 교수의 헌신은 2015년부터 2024년까지 이어진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 후원의 ‘ICAAN 프로젝트’를 통해 더욱 빛을 발했다.
이 프로젝트는 국내 실정에 맞는 소아·청소년 고도비만 중재 프로그램을 체계적으로 설계하고 단계별로 실증한 연구로 박 교수는 총괄책임자로서 기획부터 운영까지 모든 과정에 직접 참여했다.
16주간의 단기 프로그램에서부터 2년간의 장기 추적관리 나아가 지역사회 기반 프로그램과 비대면 플랫폼 중재 방식까지 다양한 모델이 실험됐으며 총 1000여 명의 고도비만 아동·청소년들이 참여해 체중 감소, 체지방률 감소, 지방간 완화, 대사질환 위험 감소 등 의미 있는 건강 개선 결과를 나타냈다.
뿐만 아니라 박 교수는 디지털 헬스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중재 방식을 도입하고 심리상담, 가정환경 분석, 동기강화 코칭 등을 결합한 복합형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소아비만 중재에 있어 보다 정교하고 개인 맞춤형 접근을 시도해왔다.
장내미생물 환경 개선과 관련된 최신 연구에도 참여하며 단순한 체중 감량을 넘어 전인적 건강 회복을 위한 기반을 확립해왔다.
박 교수는 “소아비만은 단순히 개인의 식습관이나 운동 부족만으로 설명될 수 없는 사회적 질병”이라며 “의료진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학교, 가정이 함께 참여하는 다층적 개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도 현실에 맞는 중재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건강 형평성을 높이는 정책적 기반을 마련하는 데 매진하겠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및 대학원 졸업 후, 미국 하버드대학교 베스이스라엘병원에서 연구교수로 활동한 박 교수는 현재도 국제학술지 ‘Metabolism’의 편집위원, 비만대사연구학회 소아·청소년 이사, 대한비만학회 위원 등으로 활약하며 국내외 학술 무대에서도 영향력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방송 출연, 칼럼 기고, 건강 강좌 등을 통해 일반 대중에게도 정확하고 올바른 비만 인식을 전파하는 데 힘쓰고 있다.
한편 박경희 교수는 2002년부터 소아비만 예방을 위한 지역사회 보건사업을 꾸준히 진행해왔으며 지난 2016년에도 관련 공로로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을 수상한 바 있다.
이번 수상은 박 교수의 일관된 연구 철학과 실천이 다시 한 번 국가적으로 인정받은 계기로 향후 한국형 소아비만 예방 및 관리 모델 발전에 있어 더욱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