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배 교수 / 고려대 안암병원
밸런타인데이는 1년 중 초콜릿 소비량이 가장 많은 날이다. 화려한 포장과 달콤한 맛으로 소비자들의 눈길을 끄는 초콜릿은 기분을 좋게 만드는 효과가 있지만 높은 당분과 지방 함량으로 인해 건강을 고려한 섭취가 필요하다.
특히 초콜릿의 종류에 따라 영양 성분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기 때문에 올바른 선택이 중요하다.
대중적으로 선호되는 밀크 초콜릿은 카카오 함량이 20~30% 정도에 불과하며 나머지 성분은 설탕, 유제품, 식물성 지방으로 채워져 있다.
100g당 약 550㎉에 달하는 높은 열량을 포함하고 있으며 이는 햄버거 한 개나 밥 한 공기 반에 해당한다.
또한, 밀크 초콜릿 100g에는 약 50g의 당류가 포함되어 있어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권장하는 하루 당 섭취량(50g)에 근접한다.
화이트 초콜릿의 경우 카카오 성분이 거의 포함되지 않고 코코아버터, 설탕, 우유 등으로 제조된다.
항산화 효과가 낮으며 트랜스지방 함량이 높아 과다 섭취할 경우 혈당 급상승, 비만, 당뇨, 고지혈증, 충치 등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
반면 건강을 고려한 초콜릿 선택에서는 다크 초콜릿이 가장 적절한 대안으로 평가된다. 다크 초콜릿은 카카오 함량이 35% 이상으로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며 카카오 함량이 증가할수록 쓴맛이 강해지는 대신 설탕과 지방 함량이 낮아진다.
다크 초콜릿에 포함된 플라보노이드와 폴리페놀 성분은 심혈관 건강에 도움을 주며, 혈압 저하 및 혈액순환 개선 효과가 있다.
또한, 다크 초콜릿에 함유된 트립토판 성분은 세로토닌 분비를 촉진해 기분을 안정시키고 스트레스 완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초콜릿의 건강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견과류나 과일과 함께 섭취하는 방법을 제안한다.
아몬드, 호두 등 견과류는 건강에 좋은 지방, 단백질, 비타민 E 등을 포함하고 있어 심혈관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초콜릿의 항산화 성분과 결합했을 때 상승 효과를 낼 수 있다.
또한, 딸기나 블루베리와 같은 비타민 C가 풍부한 과일과 함께 섭취하면 항산화 효과가 극대화될 뿐만 아니라 식이섬유와 미네랄이 소화 건강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이규배 고려대 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초콜릿은 유익한 영양소를 포함하고 있지만, 칼로리와 당분, 지방 함량이 높은 만큼 섭취량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당뇨병이나 고지혈증을 앓고 있는 경우 당과 지방 함량이 높은 밀크 초콜릿이나 화이트 초콜릿의 섭취를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
이어 “역류성 식도염 환자의 경우 초콜릿 섭취가 위산 역류를 촉진할 수 있어 과량 섭취는 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유화제는 일반적으로 안전한 식품 첨가물로 알려져 있지만 다량 섭취 시 장내 미생물 환경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며 “특별한 날이라도 초콜릿 섭취량을 하루 30g 이하로 조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밸런타인데이에 초콜릿을 즐기고 싶다면 카카오 함량이 높은 다크 초콜릿을 선택하고 견과류나 과일과 함께 섭취하는 것이 건강을 위한 최선의 방법으로 꼽힌다.
또한, 당뇨병, 고지혈증, 역류성 식도염 등의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 초콜릿 섭취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며 과도한 당과 지방 섭취를 피하기 위해 하루 적정 섭취량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초콜릿은 기분을 좋게 하고 항산화 효과가 있지만, 올바른 선택과 적절한 섭취가 동반될 때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밸런타인데이를 맞아 초콜릿을 현명하게 즐기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