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미 교수 / 고려대 의과대학

고려대 의과대학 생리학교실 김경미 교수 연구팀이 기존 유전자가위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고 유전자 표적 서열에서 높은 수준의 편집 효율을 구현한 새로운 소형 유전자가위 eCas12f1을 개발했다.

연구팀에는 김경미 교수와 함께 박수지, 주성진 대학원생이 참여했다. 이 기술은 암세포의 증식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데 성공하며 정밀 암 치료 분야에서 획기적인 진전을 이뤘다.

유전자 가위는 특정 염기서열을 절단하거나 수정함으로써 유전자를 교정할 수 있는 기술로 최근 크리스퍼(CRISPR) 시스템 기반의 유전자 교정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며 주목받고 있다.

크리스퍼 시스템은 RNA와 효소 단백질을 활용해 동식물의 특정 DNA 부위를 정확히 찾아내어 절단하는 기술로, 기존 유전자 편집법에 비해 높은 정밀성과 효율을 자랑한다.

특히 유전자 가위의 크기는 세포 내 전달 효율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기존 Cas12f1은 SpCas9보다 약 2.6배 작아 유전자 치료 연구에서 중요한 도구로 평가받았으나 포유류 세포 내 낮은 편집 효율로 인해 한계가 있었다.

김경미 교수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 Cas12f1을 개량하여 eCas12f1을 개발했다. eCas12f1은 SpCas9과 유사한 수준의 유전자 편집 활성을 보이며, 기존 Cas12f1에서 부족했던 효율을 극복했다.

연구팀은 유방암 세포주에서 세포 주기 관련 유전자인 PLK1을 절단해 암세포 증식을 18.2% 감소시키는 데 성공했다.

더 나아가 피부암 세포주의 BRAF 유전자 돌연변이를 표적으로 삼아 암세포에서만 유전자 절단을 유도하고 정상 세포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는 정밀성을 입증했다. 이를 통해 암세포의 증식을 30.3% 감소시키며 암 표적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김경미 교수는 “eCas12f1은 기존 소형 유전자 가위의 한계를 뛰어넘어 정밀 암 치료는 물론, 아데노신 염기 편집과 유전자 발현 조절에도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작은 크기와 강력한 편집 능력을 바탕으로 유전자 치료제 개발뿐 아니라 다양한 생명공학 응용 연구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향상된 소형 CRISPR-Cas12f1의 강력한 유전체 편집 활성과 이의 응용(Robust genome editing activity and the applications of enhanced miniature CRISPR-Cas12f1)’이라는 제목으로 게재되며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김 교수팀의 연구는 유전자 교정 기술의 발전뿐 아니라 암 치료와 생명공학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eCas12f1의 성과는 앞으로도 정밀 의료와 유전자 치료 분야에서의 혁신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