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 난치성 강박증 치료에 효과

서울대병원 백선하‧권준수 교수팀, 수술 후 치료 반응률 분석

박원빈 기자 승인 2024.07.26 15:20 의견 0
측좌핵에 시행한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 후 주별 YBOCS 점수 추세 / 서울대병원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이 난치성 강박증 환자들에게 효과적이고 안전한 치료법이라는 사실을 입증한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번 연구는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에 반응이 좋은 환자들의 특징을 밝혀내어 향후 환자 선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백선하·정신건강의학과 권준수 교수팀은 난치성 강박증 환자 10명을 대상으로 감마나이프 수술 시행한 후 치료 반응과 부작용을 평가한 연구결과를 26일 발표했다.

강박장애(강박증)는 전 세계적으로 흔히 발생하는 정신과적 질환으로, 평생 유병률은 최대 3%에 달한다.

1차 치료법으로 주로 약물치료와 인지행동치료를 진행하지만, 약 20%의 환자는 이러한 치료법에 반응하지 않아 새로운 대체 치료법이 필요하다.

최근 신경외과적 기술 발전으로 기존 약물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정신질환 환자들을 위한 새로운 치료 가능성이 열리고 있으며 그중 하나로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이 주목받고 있다.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은 고강도 감마선을 사용해 뇌의 특정 부위를 최소침습적으로 치료하는 방법으로 강박 증상을 유발하는 신경 회로를 차단한다.

이 수술은 주변 건강한 조직에 대한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강박증의 신경 회로를 조절할 수 있어 안전하고 병변 부위를 영구적으로 파괴해 증상을 완화시킨다.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을 시행 받은 강박증 환자 임상 연구는 전 세계적으로 많지 않고, 특히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에 잘 반응 환자군 예측에 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환자들의 강박 증상 변화를 ‘예일-브라운 강박증 척도(YBOCS)’를 통해 평가했으며, 감마나이프 수술에 대한 반응이 좋은 환자와 그렇지 않은 환자 간의 특징을 비교했다.

환자의 임상적 특성은 성별, 나이, 발병 연령, 입원 횟수, 자살 시도 이력 등 다양한 변수로 분석했다.

그 결과 연구에 참여한 10명의 난치성 강박증 환자 중 50%가 완전 반응을, 20%는 부분 반응을 보였다.

완전 반응은 환자의 강박 증상이 상당히 호전되어 일상생활에 큰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왔음을 의미하고 부분 반응은 강박 증상이 어느 정도 호전됐지만 일부 증상이 남아 있음을 뜻한다.

이는 감마나이프 수술 후 10명 중 7명의 환자가 증상이 호전된 것을 의미한다. 이는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이 기존 치료법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들에게 효과적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감마나이프 수술에 반응이 좋은 환자들 특징을 분석한 결과 ▲발병 연령이 높음(20.2세) ▲병의 지속 기간이 짧음(10년 미만) ▲입원 횟수가 적음 ▲주요 우울 장애를 동반한 경우가 많음을 발견했다. 이는 미래의 환자 선별 및 맞춤형 치료 전략 개발에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반면 수술에 반응이 좋지 않은 환자들은 ▲발병 연령이 낮음(14세) ▲병의 지속 기간이 길음(20년 이상) ▲입원 횟수가 많음 ▲자살 시도 이력이 있다는 특성을 보였다.

이는 이러한 환자들에게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 외에도 추가적인 치료 접근이 필요함을 의미한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을 받은 환자들은 피로 및 수면 증가 등 경미한 부작용을 겪었으나, 대체로 일시적 증상으로 지속적인 기능 장애를 유발하지 않았다.

권준수 교수는 “이번 연구는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에 효과적인 난치성 강박증 환자의 특징을 찾아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라고 말했다.

이어 “환자의 특정 특성이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의 효과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밝혀내 향후 환자 선별 과정에서 중요한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백선하 교수는 “약물에 반응하지 않는 강박증과 같은 난치성 정신질환에 대해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이 증상의 큰 호전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대한신경정신의학회 국제 학술지 ‘정신의학 연구(Psychiatry Investigation)’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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