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은·카드뮴에 노출된 어린이, 키 성장 느리고 비만 위험

상계백병원 성장클리닉 연구팀 분석, 정부 차원 오염 관리 및 어린이 건강 보호 강화 필요 강조

박원빈 기자 승인 2024.05.08 22:33 의견 0
(왼쪽부터) 인제대 상계백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신혜 교수, 신민원 전임의 / 인제대 상계백병원

수은과 카드뮴에 노출되면 어린이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인제대 상계백병원 성장클리닉 김신혜·박미정·신민원 연구팀이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진행된 국민환경보건 기초조사(KoNEHS)에 참여한 3~11세 소아·청소년 1458명의 소변 무기수은·카드뮴 농도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무기수은과 카드뮴 농도가 높은 어린이는 키 성장이 둔화해 있거나 비만·과체중일 가능성이 컸다.

특히 3~5세 남아에선 무기수은 농도가 높은 경우 키 성장이 지연될 위험도가 높았고, 6~11세 남아에선 카드뮴 농도가 높을수록 과체중·비만 위험도가 높았다.

수은과 카드뮴은 신경계와 골격계, 호흡기를 비롯한 주요 기관에 영구적인 손상을 줄 수 있다.

특히 어린이 신체 발달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수 있어 전 세계적으로 엄격한 환경규제 대상이다. 우리나라 정부 역시 수질·환경 기준 관리를 통해 중금속 배출을 철저히 관리한다.

무기수은은 주로 광산이나 석탄 발전소, 쓰레기 소각, 형광등처럼 수은을 사용하는 제품의 제조 과정에서 배출돼 공기 중으로 확산한다.

어린이들은 주로 놀이 활동 중 바닥에 가까운 환경에 밀접하고 손과 물건을 입에 자주 갖다 대면서 노출될 수 있다.

카드뮴은 채광이나 제련, 화석 연료의 연소, 폐기물 소각 과정에서 주로 발생한다. 공기를 통해 확산해 생태계에 광범위하게 분포한다.

특히 쌀·채소 등 일부 농작물과 담배는 토양 속 카드뮴을 많이 흡수함에 따라 흡연과 오염된 농작물 섭취로 인체에 전달될 수 있다.

김신혜 교수는 “수은과 카드뮴 노출이 어린이 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함으로써 정부 차원의 중금속 오염 관리와 어린이 건강 보호 조치 강화의 필요성이 강조된다”며 “어린이가 활동하는 공간의 실내 먼지 자주 청소하기, 야외 놀이터에서 놀고 난 후엔 옷을 갈아입고 손과 얼굴을 깨끗이 씻기, 농산물은 깨끗이 세척해 껍질을 벗겨 먹기를 실천하면 중금속 노출을 예방하는 데 도움된다”고 조언했다.

한편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Toxics’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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