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치료 받는 과민성 방광 환자의 5.8%서 치매 발병

안정적 약물 베타-3 작용제도 누적 사용량 많을수록 치매 발병률 높여

박원빈 기자 승인 2024.05.07 23:10 의견 0
세브란스병원

과민성 방광 환자 약물치료에 쓰이는 항콜린제와 베타-3 작용제 모두 치매 발병과 연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브란스병원 비뇨의학과 함원식·박지수 교수 연구팀은 과민성 방광 환자 치료제인 항콜린제와 베타-3 작용제 사용에 따른 치매 발병 위험성을 규명했다고 7일 밝혔다.

과민성 방광은 방광이 너무 과민하게 반응해 소변이 자주 마려운 질환이다. 대한배뇨장애요실금학회에 따르면 국내 성인의 약 12.2%가 앓는다.

나이가 들면 소변 배출 신호를 전달하는 배뇨 신경과 방광 근육의 기능이 약해져 과민성 방광에 걸릴 위험이 높다. 젊은 층도 스트레스를 비롯한 정신적인 문제의 영향으로 과민성 방광을 겪곤 한다.

과민성 방광은 대개 생활습관 교정만으로 증상을 완화할 수 있지만, 증상이 심하면 약물치료를 고려한다.

주로 항콜린제와 베타-3 작용제가 쓰인다. 항콜린제의 경우 치매 발병률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졌고 베타-3 작용제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약물로 인식되지만 치매 발병과의 연관성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코호트 자료를 활용해 2015년부터 2020년까지 과민성 방광 진단을 받은 환자 345만2705명을 대상으로 항콜린제 단독요법, 베타-3 작용제 단독요법 또는 병용요법으로 약물치료를 받은 환자의 치매 발병 위험도를 비교했다.

평균 추적 기간은 1년 10개월이었으며 전체 환자 중 항콜린제 단독요법을 받은 환자 비율은 56.3%(194만3414명), 베타-3 작용제 단독요법은 19.5%(67만1974명), 병용요법은 24.2%(83만7317명)였다.

분석 결과 과민성 방광 약물치료를 받은 환자 중 5.8%에서 치매가 발병했다. 항콜린제 단독요법 치료를 받은 환자에게선 6.3%가 발병했다.

특히 항콜린제와 베타-3 작용제 병용 치료를 받은 환자군의 경우 6.7%로 치매 발병률이 가장 높았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약물로 인식됐던 베타-3 작용제 단독요법군에서도 치매가 3.1% 발병했다.

함원식 교수는 “베타-3 작용제와 항콜린제 병용요법이 항콜린제 단독요법과 비교해 치매 발병 위험이 높았을 뿐만 아니라 베타-3 작용제 단독요법 또한 누적 사용량에 따라 치매 발병률을 높일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고 알려진 베타-3 작용제도 치매 발병과 연관이 있을 수 있어 약물 사용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유형1-2)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으며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유럽 비뇨기과 포커스’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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