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입자 대비 양성자 치료가 암 재발 예방효과 31% 높아”

삼성서울병원-충북대병원 연구팀, 메타분석 비교연구 결과 발표

박원빈 기자 승인 2024.05.07 22:50 의견 0
삼성서울병원

최첨단 방사선 치료인 양성자와 중입자의 치료 효과를 메타분석으로 비교한 연구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나왔다.

삼성서울병원은 방사선종양학과 박희철·이태훈 교수, 충북대병원 방사선종양학과 유규상 교수, 제주대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김강표 교수, 건국대병원 방사선종양학과 장정윤 교수, 싱가포르 국립암센터, 일본 국립암센터, 대만 장경병원 양성자치료센터 공동 연구팀이 최근 ‘캔서메디신’에 양성자치료와 중입자치료의 효과와 안전성을 메타분석으로 연구한 결과를 발표했다고 7일 밝혔다.

연구팀은 양성자 치료와 중입자 치료를 주제로, 지난 2023년 6월까지 발표된 논문 3,983건 가운데 메타분석에 필요한 환자에 대한 정의와 치료 방법, 방법에 따른 차이, 치료 결과까지 모두 다룬 연구 18건을 분석했다.

해당 연구에서 양성자 치료를 받은 환자는 947명, 중입자 치료를 받은 환자는 910명으로 집계됐다.

방사선종양학과 전문의 4명이 각각의 논문을 분석한 결과, 양성자가 중입자와 비교해 종양국소제어 효과가 더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치료의 성패를 가늠하는 또 다른 지표인 전체 생존율(OS), 무진행 생존율(PFS), 부작용은 두 치료법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진에 따르면 양성자로 치료받은 부위에서 암이 다시 발생할 위험이 중입자보다 31%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암 종별로 하위 분석을 진행했을 때도 결과는 같았다.

연구진은 이 같은 결과에 대해 두 치료법 모두 입자선 치료란 공통점에서 기인한 것으로 풀이했다.

‘브래그피크’가 특징인 입자선은 일정 속도로 끌어올린 양성자나 중입자가 몸 속 암세포를 타격하는 순간 에너지를 방출하고 사라지며 암 세포 이외 다른 정상 조직에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는 것.

수소에 기반한 양성자와 달리 탄소를 이용하는 중입자는 더 강한 에너지를 실을 수 있지만, 더 무거워 암 타격 이후 잔존선량을 조절하는 게 쉽지 않다는 게 과제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반면 양성자 치료는 2019년 기준 전 세계적으로 25만명 이상이 받았다는 통계가 있을 만큼 안전성과 안정성에 충분한 검증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서도 양성자 치료는 선행 연구가 많아 치료결과와 부작용 모두 예측 가능한 범위였지만 중입자 치료는 도입 단계여서 메타분석에 필요한 자료가 충분하지 않은 게 한계로 거론됐다.

유규상 교수는 “중입자는 도입 국가가 많지 않고,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표준화된 치료모델이 정립돼 있지 않아 양성자와 정확한 비교가 이뤄지려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박희철 교수는 “두 치료법 모두 환자를 위해 각각의 쓰임이 있다”면서 “치료법 자체보다 환자 상태에 맞는 방법을 선택하는 적정 진료가 더 중요한 만큼 이후 연구로 올바른 치료모델을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서울병원은 지난 2015년 국내 민간병원 중에서는 처음으로 양성자 치료기기를 도입한 바 있다.

도입 이후 2024년 4월 기준으로 치료 9만 건을 달성했다.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 2부제로 매일 50건 가까이 치료해, 비슷한 시기 진료를 시작한 다른 국가 대비 성장세가 가파르다고 병원 측은 전했다.

최근에는 면역항암제와 양성자 치료를 병합한 치료도 연구 중이다. 입자 방사선 치료 가운데 양성자 치료만 건강보험 적용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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