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청, 전국에 일본뇌염 주의보 발령

박원빈 기자 승인 2024.03.30 15:00 의견 0
질병관리청 전경 / 질병관리청

질병관리청이 30일 전국에 '일본뇌염 주의보'를 발령했다. 전날 전라남도 완도군과 제주특별자치도에서 올해 처음 일본뇌염을 매개하는 작은빨간집모기가 확인되면서다.

올해 일본뇌염 주의보 발령은 작년(3월 23일)에 비해 7일 가량 늦어졌다. 부산, 경남, 전남, 제주 등 남부지역 3월 평균기온이 낮아져 모기 활동이 다소 늦어졌기 때문인 것으로 질병청은 추정하고 있다.

일본뇌염을 매개하는 '작은빨간집모기'는 논이나 동물축사, 웅덩이 등에 서식하는 암갈색의 소형 모기로 주로 야간에 흡혈 활동을 하며 3월 말부터 발생하기 시작해 8~9월에 정점을 보인다.

일본뇌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대부분 발열 및 두통 등 가벼운 증상이 나타나지만 드물게 뇌염으로 진행될 경우 고열, 발작, 착란, 경련, 마비 등 증상이 나타나고 이 중 20~30%가 사망에 이를 수 있다.

특히 뇌염의 경우 회복돼도 환자의 30~50%는 손상 부위에 따라 다양한 신경계 합병증을 겪을 수 있다.

국내 일본뇌염 환자는 매년 20명 내외로 발생하고 있다. 대부분 8~9월에 첫 환자가 신고돼 11월까지 이어진다.

최근 5년간(2019년~2023년) 일본뇌염으로 신고된 환자(91명)의 특성을 살펴보면 남성이 55.4%로 여성보다 많았고, 50대 이상에서 전체 환자의 87%를 차지했다.

주요 증상은 발열, 의식변화, 뇌염증상, 두통, 구토 등이며, 전체 환자의 73.6%에서 합병증이 발생했다. 합병증은 주로 인지장애, 운동장애․마비, 언어장애, 발작 등이었다.

일본뇌염은 혈액 또는 뇌척수액 검체 검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현재 특이적인 치료법이 없어 증상에 따른 대증치료를 진행한다.

질병청은 일본뇌염 주의보 발령에 따라 2011년 이후 출생한 아동을 대상으로 접종일에 맞춰 국가필수예방접종을 진행할 것을 권고했다.

또 과거 일본뇌염 예방접종 경험이 없는 만 18세 이상 성인 중 ▲위험지역 (논, 돼지 축사 인근)에 거주하거나 전파시기에 위험지역에서 활동 예정인 경우 ▲비유행 지역에서 이주해 국내에 장기 거주할 외국인 ▲일본뇌염 위험국가 여행자 등에 대해서도 예방접종(유료)을 권장했다.

지난해 12월 질병통제센터(CDC)가 발표한 일본뇌염 위험국가는 방글라데시, 부탄, 인도, 네팔, 파키스탄, 스리랑카, 브루나이, 버마,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라오스,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동티모르, 베트남, 중국, 일본, 대만, 러시아, 호주, 파푸아뉴기니다.

일본뇌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야간에 야외 활동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야간 외출을 할 땐 밝은색 긴 옷, 품이 넓은 옷을 착용하고 노출된 피부나 옷, 신발 상단, 양말 등에 모기 기피제를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모기를 유인할 수 있는 진한 향수나 화장품 사용은 자제하고 실내 모기 침입 예방을 위해 방충망을 정비하고 모기장을 사용할 필요가 있다.

집 주변의 물웅덩이, 막힌 배수로 등에 모기가 서식하지 못하게 고인 물을 없애는 것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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