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산학협력단을 비롯해 서울대병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제이투와이소프트, 바토너스, 인천대 산학협력단 등이 참여한 산학연 컨소시엄이 지난 1일 ‘메타버스를 활용한 정신의학 근거기반 실생활 적용 – 비대면 정신건강 고위험 선별 시스템 개발 성과 발표회’를 개최하고 지난 3년간의 연구 성과를 공개했다. 이번 연구는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의 지원 아래 진행됐다.
발표회에는 컨소시엄 기관 연구진과 IITP 관계자들이 참석해 메타버스, 인공지능(AI), 디지털 페노타이핑 등 첨단 기술을 기반으로 한 정신건강 고위험군 선별체계의 개발 과정과 향후 고도화 전략을 공유했다.
기관별 발표에서는 각기 다른 기술 분야에서 도출된 연구 결과가 소개됐다. 고려대는 메타버스 환경을 활용한 비대면 정신건강 선별 시스템 개발의 전체 연구 과정과 핵심 성과를 발표했다.
서울대병원은 메타버스 앱 기반 신경심리 과제를 통해 정신건강 고위험군의 아형을 분류하는 멀티모달 선별 모델을 선보였다.
ETRI는 스마트폰 기반 디지털 페노타이핑 기술을 활용해 우울 고위험군을 탐지하는 알고리즘 성과를 발표했으며 인천대는 생체신호 분석 기반 정신건강 상태 평가와 모델 개발 결과를 공유했다.
바토너스는 자기 보고식 평가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일상 속 모바일 사용 패턴을 정밀하게 수집·분석하는 디지털 로그 수집 기술 ‘PixelMood’를, 제이투와이소프트는 메타버스 기반 정신건강 선별 시스템의 구축 결과를 각각 발표하며 기술 완성도를 한층 높였다.
이번 성과 발표의 핵심은 ▲행동 정보 ▲생체신호 ▲스마트폰 및 웨어러블 기기 사용 패턴 ▲메타버스 공간 내 상호작용 등 다양한 데이터를 결합해 우울·불안 고위험군을 정밀하게 선별하는 기술이다.
연구진은 Apple SensorKit 등 모바일·웨어러블 센서 데이터를 활용한 Deep Digital Phenotyping(딥 디지털 표현형) 기술을 도입해 정신건강 상태를 실시간 정량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멀티모달 예측 모델 개발 결과를 공개했다.
연구책임자인 고려대 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조철현 교수는 “면담과 설문 위주의 기존 평가 방식에서 벗어나 실제 생활 데이터를 활용함으로써 위험도를 객관적이고 정밀하게 예측할 수 있는 기반 기술을 확보했다”며 “정신건강 조기 개입의 새로운 전환점”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메타버스 환경에서 사용자 동작, 표정, 음성, 텍스트 등 다중센서 데이터를 실시간 수집·해석하는 AI 기반 아형(subtype) 분류 모델도 선보였다.
정신의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RPG형 상호작용 콘텐츠 5종 이상을 설계해 사용자의 행동 패턴을 분석하고 이를 통해 우울·불안 유형을 세분화할 수 있는 평가 체계를 마련했다.
연구진은 향후 이 기술이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뿐 아니라 디지털 치료제(DTx)와 연계될 수 있는 확장성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일상 기반 고위험군 예측 엔진 ▲메타버스 기반 아형 분류기 ▲사용자 맞춤형 중재·관리 가이드 ▲통합 UX/UI 등 다양한 기술 요소를 하나로 통합한 비대면 정신건강 고위험군 선별 시스템도 개발됐다.
연구팀은 1000명 이상 규모의 실험 및 임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알고리즘 정확성·신뢰성을 검증해 실제 서비스 적용 가능성을 확보했다.
발표된 기술은 국가건강검진의 정신건강 평가 고도화, 지자체·공공기관 정신건강복지센터 서비스 향상, 기업 EAP(근로자지원프로그램)의 고위험군 조기 선별 모델 구축, 디지털 치료제 연계 평가 도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전망이다.
연구진은 “정신건강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정확한 위험군 조기 선별 기술은 국가 정책 강화와 산업 생태계 확장에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컨소시엄은 2026년까지 기술 고도화를 이어가며 ▲임상 데이터 확장 ▲공인시험성적서 기반 신뢰성 확보 ▲공공·산업 서비스 연계 모델 개발 ▲글로벌 시장 진출 전략 수립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조철현 교수는 “이번 연구는 디지털 기반 정신건강 조기개입 체계를 구축하는 데 중요한 진전”이라며 “의료·공공·산업이 모두 연결되는 새로운 정신건강 관리 패러다임을 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