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환자와 보호자들이 신약개발 임상시험 참여에 대해 높은 의지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와 환자 전문 리서치 채널 ‘리슨투페이션츠®’는 지난달 18일부터 지난 2일까지 환자 및 보호자 387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 인식 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8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2%가 “임상시험에 참여할 의향이 있다”고 답해, 임상시험이 단순한 실험이 아닌 새로운 치료기회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응답자 387명 중 315명(82%)이 임상시험 참여 의향을 밝혔다. 이 가운데 “매우 참여하고 싶다”는 응답은 122명(32%), “어느 정도 참여 의향이 있다”는 응답은 193명(50%)이었다.
참여 의향이 높은 이유로는 ▲현재 치료의 효과 부족 또는 부작용으로 인해 새로운 치료 대안을 찾기 위해서(166명) ▲신약개발과 의학 발전에 기여하고 싶어서(127명) ▲임상시험 정보를 직접 경험해보고 싶어서(117명)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참여 의향이 없다고 답한 이들은 ▲임상시험이 ‘실험’처럼 느껴져 심리적 부담이 크다는 점 ▲부작용 등 안전성 우려 ▲치료 효과 및 성공 가능성에 대한 확신 부족 등을 이유로 들었다.
임상시험에 대한 인식 변화에 대해 응답자의 61%(233명)는 “과거보다 참여 의향이 높아졌다”고 답했으며, “과거와 비슷하다”는 응답은 142명(37%), “과거보다 낮아졌다”는 응답은 12명(3%)으로 나타났다.
참여 의향이 높아진 이유로는 ▲신약개발에 대한 기대감 증가 ▲임상시험 관련 정보 접근성 향상 ▲임상시험 안전성·윤리성 관리에 대한 신뢰 상승 등이 꼽혔다.
반면 참여 의향이 낮아졌다고 답한 응답자들은 ▲부작용 관련 보도를 통한 불안감 확대 ▲임상시험 관련 정보 부족 ▲임상시험이 심리적으로 ‘실험’처럼 느껴진다는 점을 이유로 제시했다.
자유 기재 의견에서는 임상시험 과정에서의 정보 부족과 불안감 해소 필요성이 다수 제기됐다.
참여자들은 ▲의료진에게 임상시험 참여 제안을 받을 경우 인터넷 검색에 의존하게 되는데 부정적 정보가 많아 불안이 커진다 ▲예상치 못한 부작용에 대비할 수 있는 제도가 강화돼야 한다 ▲임상시험 과정에서 발생하는 현실적 문제(시간·비용·절차 등)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 ▲환자와 의료진 간 소통 시스템이 보다 투명해야 한다 등의 의견을 제시했다.
또한 임상시험 정보와 참여 절차, 보상 기준 등이 누구나 이해하기 쉽게 제공되어야 한다는 요구도 이어졌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안기종 대표는 “국내 환자들이 임상시험을 치료의 연장선으로 바라보는 인식 변화는 매우 고무적”이라며 “임상시험 참여 의향 82%라는 수치에는 새로운 치료 방법을 찾으려는 환자들의 절박한 현실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여전히 남아 있는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의료진의 정확한 정보 제공, 투명한 소통 체계, 부작용으로부터 환자를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안전망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슨투페이션츠 명성옥 대표는 “환자의 목소리가 의료 정책 결정과 신약개발 환경 변화의 중요한 기초 데이터로 활용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인식 조사와 연구를 이어갈 것”이라며 “환자·보호자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의료 시스템 발전의 핵심”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