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한 교수 / 건국대병원

김정한 건국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가 지난달 19일부터 21일까지 열린 세계간암학회(ILCA) 정기 학술대회에서 한국인 만성 C형간염 환자의 장기 예후에 관한 연구 결과를 구연 발표했다.

세계간암학회는 간암 연구를 전담하는 국제학술기구로, 전 세계 의료진과 연구자가 모여 최신 연구 성과를 공유하고 치료 전략을 논의하는 권위 있는 학회다.

김정한 교수팀이 발표한 연구는 ‘직접 작용 항바이러스제 치료로 지속 바이러스 반응을 달성한 한국인 만성 C형 간염 환자의 장기 예후: 최대 8년 추적 연구’로 직접 작용 항바이러스제(Direct Acting Antivirals, DAA) 치료 후 C형간염 환자에서 간세포암 발생률과 위험인자를 분석한 다기관 연구다.

연구의 핵심은 C형간염 치료 성과가 높아졌음에도 고령·간경변증 등 기저 위험 요인을 가진 환자에서는 치료 후에도 꾸준한 간암 감시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DAA 치료 후 지속 바이러스 반응(Sustained Virologic Response, SVR)을 달성한 한국인 만성 C형간염 환자 1266명을 전향적 다기관 코호트로 등록해 간세포암(Hepatocellular Carcinoma, HCC) 발생을 중심으로 장기 예후를 분석했다.

대상자의 중앙 연령은 60세였으며, 약 절반이 유전자형 2형, 30%는 간경변증을 동반하고 있었다.

36개월 추적 관찰 기간 동안 총 51명에서 간세포암이 신규 발생했으며, 이 중 14명은 SVR 달성 후 5년이 지난 시점에서 간암이 진단됐다.

HCC 누적 발생률은 1년 0.7%, 8년 20.8%로 나타났다. 약물 치료 비교에서는 소포스부비르(Sofosbuvir) 기반 요법과 기타 DAA 요법 간 간암 발생 위험에서 통계적 차이가 확인되지 않았다.

다변량 분석 결과에서는 고령, 남성, 간경변증, 낮은 혈소판·알부민 수치가 간세포암 발생의 독립적 위험 요인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치료가 성공적으로 이뤄진 환자라도 고위험군에서는 장기간에 걸친 정기적 간암 감시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정한 교수는 “우리나라에서는 DAA 치료제가 도입된 시점이 다소 늦어 해외와 비교해 장기 추적 자료가 충분하지 않았다”며 “국내 환자 데이터를 바탕으로 장기 예후를 분석할 수 있도록 협력해 준 연구진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이어 “C형간염 치료 성공이 간암 발생 위험을 완전히 없애는 것은 아니며, 위험 요인을 가진 환자의 경우 정기 검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간암, 간경변증, 지방간 등 다양한 간질환을 전문으로 진료해 온 간센터 전문의로, 건국대병원 소화기내과에서 진료와 연구를 병행하고 있다.

그는 대한간학회, 대한간암학회, 아시아태평양간학회(APASL), 미국간학회(AASLD), 유럽간학회(EASL) 등 국내외 학회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왔으며 대한간학회 의료정책위원과 대한간암학회 연구위원·홍보이사 등 다수의 보직을 맡아왔다.

또한, 국내외 학술지에 다수의 연구 논문을 발표했으며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 등을 수상하며 공공보건 및 호스피스·완화의료 분야에서도 공로를 인정받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