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수환 교수 / 한림대병원

한림대 치과학교실 연구팀이 스마트폰 앱을 활용한 디지털 치료제가 턱관절장애 증상을 유의미하게 개선할 수 있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입증했다.

기존 치료가 약물, 물리치료, 교합장치 등에 집중돼 있는 현실에서 환자의 생활습관과 행동 요인을 실시간으로 관리하는 디지털 치료의 효과가 확인되면서 임상적 치료 옵션 확대가 기대되고 있다.

턱관절장애는 턱관절과 저작근에 통증을 일으키고 입을 벌리는 기능에 제한을 주는 질환으로, 전체 성인의 약 15%가 경험할 만큼 흔하다.

스트레스, 수면 부족, 이갈이, 턱에 힘을 주는 습관 등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장기간 생활습관 관리가 중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한림대 치과학교실 구강악안면외과 연구팀(공동 교신저자 변수환·양병은 교수, 공동 제1저자 박상윤·온성운 교수)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마트폰 기반 디지털 치료 앱 ‘클릭리스(Clickless DTx TMD-01)’를 활용한 다기관, 무작위배정, 위약대조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연구 결과는 최근 SCIE 등재 국제학술지인 Journal of Medical Internet Research(Impact Factor 6.0) 10월호에 실렸다.

연구는 2024년 6월부터 2025년 6월까지 한림대학교성심병원과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에서 턱관절장애 환자 93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연구팀은 환자를 디지털 치료군 44명과 위약군 49명으로 나누어 6주간 앱을 적용한 뒤 ▲턱관절 통증 ▲최대 개구량 ▲턱 기능제한 정도 ▲구강행동 지표 등 네 가지 주요 항목을 비교 분석했다. 위약군에는 외형은 동일하지만 치료 기능이 없는 앱이 제공됐다.

분석 결과 디지털 치료군은 위약군과 비교해 모든 항목에서 뚜렷한 치료 효과를 보였다. 턱관절 통증은 위약군보다 3.4배 크게 감소했으며 입을 최대로 벌렸을 때의 거리인 최대 개구량도 위약군이 평균 1.6mm 증가한 데 비해 디지털 치료군은 6.5mm 증가해 약 4.1배 높은 개선폭을 나타냈다.

턱 기능제한 역시 위약군 대비 2.5배 개선됐고 이상행동을 측정하는 구강행동 체크리스트에서도 3.9배 높은 개선 효과가 확인됐다.

연구팀은 특히 구강행동 지표가 크게 호전된 점을 두고, 디지털 치료제가 환자의 위험 행동 패턴을 실시간 추적하고 피드백을 제공함으로써 행동 변화를 적극적으로 이끌어낸 결과라고 해석했다.

온성운 교수는 “턱관절장애 치료에서 환자의 행동 변화는 핵심 요소이지만 기존 치료는 외래 진료 시간 외에는 환자의 생활습관까지 관리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며 “스마트폰 앱은 일상 속에서 운동과 관리가 지속될 수 있게 도와 치료 과정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양병은 교수는 “이번 연구는 디지털 치료제가 턱관절장애를 유발하는 행동적·심리적 요인을 통합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는 점을 임상적으로 증명했다”며 “대면 진료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표준화된 행동치료를 제공할 수 있어 치료 접근성이 한층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변수환 교수는 “교합장치나 물리치료 같은 기존 치료와 더불어 디지털 기반 자가관리 프로그램을 병행한다면 치료효과가 더욱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환자 스스로 관리할 수 있는 치료 도구가 확장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한림대 연구진은 앞으로 장기 추적 연구를 통해 치료 효과의 지속성을 추가로 확인하고, AI 기반 맞춤형 치료 알고리즘 개발을 추진해 디지털 치료의 임상적 근거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는 식품의약품안전처 임상시험 승인(KCT0009493)을 받아 정식 절차에 따라 수행됐다.